주파수 조정으로 ‘만능 요리’ ‘에너지 효율화’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적열적소(適熱適所)’ 스마트 전자 레인지 핵심 원천 기술 … 마이크로파 파장 공간 분포 조절로 가열 위치 제어

심유빈 승인 2021.12.06 23:55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약간의 주파수 조정으로 파장을 크게 변화시키는 전자기파 기술을 이용해 가열 효율성을 극대화한 이른바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의 핵심 원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한국전기연구원에 따르면 전기환경연구센터 정순신 박사팀이 원하는 곳이나 대상을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온도로 가열할 수 있는 일명 ‘적열적소(適熱適所),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반도체 등 산업용 열처리에서 낭비되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로 음식을 가열하는 전자레인지는 집안의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마이크로파의 파동이 공간적으로 강약이 있고, 일일이 조절하지 못해 가열이 고르게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재 수준은 음식물 등 가열되는 물체를 한정된 범위 내에서 일정하게 움직이면서 데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시각각 달라지는 온도 분포를 반영하지 못하니 가열되는 곳은 더 뜨거워지고, 그렇지 않은 곳은 계속 미지근한 현상이 발생한다.

원하는 곳을 원하는 온도로 가열할 수 있는 이 기술의 기본 원리는 전자기파 활용 기기마다 허용된 고유의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것이다. 종전에는 주파수를 바꿔도 파장 변화가 미미했지만, 신기술을 활용하면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어 마이크로파 공간 분포를 조절하고, 가열 위치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가열을 고르게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주파수를 1%만 조절해도 파장 변화가 기존 대비 무려 100배나 커질 수 있다.

파장 변화를 통해 마이크로파 가열 위치를 폭넓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균일한 가열’과 ‘표적 가열’이 모두 가능해졌다. 연구팀의 ‘균일 가열’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피가열물을 가열할 때 전체 온도 차이가 10% 미만으로 거의 나지 않도록 고르게 가열한다. ‘표적 가열’은 피가열물의 부위별 목표 온도를 반영하여 사용자가 가열 위치를 정하면, 그곳을 원하는 온도로 집중 가열한다. 이를 발전시키면 여러 가지 음식물 각각을 다른 온도로 가열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가정 및 상업용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산업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등 각종 생산 공정에서의 효율적 가열에도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열처리 에너지 효율은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을 통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정부의 탄소중립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결과는 열 공학과 전기재료 각각의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SCI급 국제 학술지인 ‘응용열공학(Applied Thermal Engineering)’과 ‘재료화학저널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등에 논문이 게재되며 높은 기술 수준을 인정받기도 했다.

전기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원천기술 관련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효율적인 가열 기술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계를 중심으로 수요기업을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순신 박사는 “약간의 주파수 조절로 파장을 크게 변화시켜 가열 위치를 제어하는 세계 최초의 성과로, 사용자 편의성은 높이고 불필요한 대상을 가열하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는 절감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금속체도 마이크로파를 통해 효과적으로 가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산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순신 전기연구원 박사가 약간의 주파수 조정으로 파장을 크게 변화시키는 전자기파 기술을 이용해 가열 효율성을 극대화한 이른바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의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c)한국전기연구원


저작권자 ⓒ에너지산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