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 회사 맞는데…매출 늘어났다는 이 ‘금속’, 정체는?
납 아연 부산물·폐전자제품 인쇄회로기판 추출 ‘친환경 구리’ 매출 급증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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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08:10 | 최종 수정 2024.11.1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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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신문]
고려아연은 올해 3분기 구리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3분기 누계 기준 지난해 연간 구리 매출액의 90%에 육박했다. 올해 이 회사는 전체 구리 매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구리 제품은 아연과 납을 생산하면서 나오는 부산물, 폐전자제품 인쇄회로기판(PCB) 등에서 추출한 원료로 생산한다. 금속 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품위를 높인 정광(精鑛)을 구매하는 일반적인 구리 제품 제조업체와 다르다. ESG 경영은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3분기에 총 8332톤의 구리를 판매했다. 여기서 나온 매출은 1004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은 1452톤으로 21%, 매출액은 280억원으로 37% 증가했다. 분기 판매량과 매출액 기준으로 모두 역대 2위다.
구리는 전선과 가전제품, 전기차, 풍력 터빈 등 산업 전반에 다양하게 쓰인다. 전선 제조 원가의 약 90%는 구리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약 4배 많은 약 83kg의 구리를 필요로 한다.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망 개선 사업이 늘고 있고, 전기차 보급과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으로 구리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현재 연간 3만 톤 수준인 구리 생산 능력을 2028년까지 5배인 연간 15만 톤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구리 수요는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부산물과 재활용 원료 활용이라는 저렴하고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고순도 구리를 생산해 수익성이 높고,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친환경 구리 재활용 원료 확보를 위해 올해 4월 글로벌 폐기물 스크랩 업체인 캐터맨(Kataman)도 인수했다. 글로벌 인증기관인 SGS로부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한 구리가 재활용 원료 100%인 점도 인증받았다. 구리 거래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톤당 약 9300달러 내외다.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내고 부문별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고려아연 측은 예상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친환경 구리, 자원순환 사업 등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하고 지속 성장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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