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삼조’ 미세먼지 저감 정책

석탄화력 배출기준 강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외에 수은도 감소

한인서 승인 2020.05.25 21:01 의견 0

| 수은배출량 13년 전보다 84% 줄어들어

석탄화력발전소의 수은 배출 계수값이 13년 전에 비해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주된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줄이면서, 동시에 수은을 줄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석탄화력발전시설 석탄 1톤을 연소할 때 나오는 수은 배출량(배출계수)을 연구한 결과, 2020년 톤당 2.86mg으로 2007년 대비 약 84%, 톤당 14.76mg가 감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를 농도로 환산할 경우 0.3㎍/S㎥에 해당하며, 수은배출허용기준은 40㎍/S㎥이다. 배출계수는 석탄 등 단위 연료 사용량마다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량을 의미한다.

또한, 유엔환경계획(UNEP)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은 총 배출량은 2005년 32.2톤, 2015년9.2톤으로 약 71%, 23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석탄화력발전시설에 수은만을 처리하기 위한 대기오염방지시설이 있지 않다. 질소산화물 등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의 적정한 운영이 수은을 동시에 저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석탄화력 발전시설 기준 강화에 따른 수은배출 계수 변화


| 2008년부터 석탄화력 미세먼지 기준 강화 

정부는 2008년부터 석탄화력발전시설에 대해 5차례에 걸쳐 먼지 및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의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했다.

그 결과, 국내 석탄화력발전시설의 2008년 대비 2018년 먼지 연간 평균농도는 약 36%(7.7→5.0㎎/㎥)감소했다. 연간 배출량은 약 39%(360 → 219톤)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질소산화물의 연간 평균농도도 약 64%(109→39ppm) 감소, 배출량은 연간 약 61%(1만 91 → 3884톤) 감소했다. 황산화물의 경우 평균농도는 약 61%(61→24ppm) 감소, 배출량은 연간 약 40%(6508→3821톤) 감소했다.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 강화는 대기오염방지시설 개선의 계기가 됐는데, 이는 수은 배출량의 획기적인 감축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석탄화력발전시설에서 수은 배출량을 줄이는 최적의 기술은 원소수은을 물에 잘 녹고 반응성이 좋은 산화수은으로 전환해 제거하는 것이다.

원소수은은 기존 방지시설에서 반응성이 없어 제거가 어렵다. 하지만 질소산화물 제거를 위한 방지시설에서는 산화수은으로 쉽게 전환돼 입자상물질 제거 설비와 습식방지설비에서 함께 제거될 수 있다.

따라서, 석탄화력발전시설에 설치된 질소산화물 등 방지시설의 조합과 성능 개선이 미세먼지와 수은의 동시저감 효과를 보일 수 있다.

김영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지속적인 산업계의 설비 투자와 노력이 미세먼지와 수은의 동시 저감의 성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기술지원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 중 수은화합물의 특징(자료=환경부)


| 배출가스 방지설비 외 별도의 수은 저감시설은 미설치

이번에 조사된 석탄화력발전시설은 석탄연소 후 배출가스 처리를 위한 방지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질소산화물을 처리하기 위한 선택적촉매환원반응시설(SCR), 입자상 물질을 제어하기 위한 전기집진시설(ESP)과 황산화물을 처리하기 위한 습식 배연탈황시설(FGD)로 구성돼 있다.

석탄화력발전시설에는 수은을 제거하기 위한 별도의 방지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지만 기존의 방지시설을 지나면서 수은이 제거되는 동시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 SCR의 촉매는 원소수은의 일부를 산화수은으로 산화시킨다. 산화수은의 일부는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입자에 흡착돼 ESP에서 제거되며 또한 물에 잘 녹는 산화수은은 습식 FGD를 거치면서 물에 녹아 제거된다. 이처럼 원소수은이 방지시설을 지나면서 산화수은 및 입자상수은으로 화학종 변화가 일어나 제거가 용이해진다.

 

| 화석연료 연소시설 대기 배출 수은, 유독성 높아 관리 필요

수은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상인 백색금속이다. 산업시설에서 수은을 함유하고 있는 석탄의 이용 등으로 인위적으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 대기 중 수은화합물은 크게 3가지 형태로 원소수은(Hg0), 산화수은(Hg2+), 입자상수은(Hgp)이다.

산화수은은 대기 중 체류시간이 최대 5일, 입자상 수은은 10일 이내에 불과하지만 원소수은은 150일에서 350일 정도로 매우 길어 지구적인 오염원으로 간주된다.

인위적으로 배출된 수은은 대기 중에 체류하면서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바다, 호수, 강으로 흘러들어가 메틸수은으로 변환된다. 메틸수은은 어패류와 같은 수중 생물의 생체 내에 축적이 되고 어패류를 인간이 섭취해 수은이 인체 내로 유입이 되며 수은이 농축된 어패류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수은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일본의 미나마타사건과 이라크의 농약중독 사건이 수은 중독의 대표적인 사례다.

수은화합물의 인위적인 배출은 화석연료의 연소나 시멘트, 철, 강철, 아연, 금, 기타 비철금속의 추출 및 생성과정에서 발생된다. 건전지, 형광등, 안료(인주) 등의 수은을 함유한 폐기물을 소각할 때도 대기 중에 배출된다.

석탄화력 발전시설의 수은 제거 메커니즘 (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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