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전소서 나온 석탄재 시멘트로 재활용
한국남부발전·삼표그룹, 연간 30만톤 발전부산물 활용 전문 법인도 설립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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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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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전소에서 나온 석탄재를 시멘트 등 건설재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사장 신정식)은 삼표그룹 자회사 SP네이처와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코스처를 통해 27일 발전 부산물로 나온 석탄재 100톤을 국내 시멘트 회사와 플라이애시(Fly Ash) 정제 공장에 처음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반출한 석탄재는 하동발전본부와 삼척발전본부에서 나온 것이다.
플라이애시는 석탄이나 중유 등을 연소했을 때에 생성되는 미세한 입자의 재로, 시멘트나 콘크리트 원료로 쓰인다. 석탄재 역시 시멘트를 만드는 부원료로 쓰인다. 국내에 수입되는 석탄재는 대부분 일본산으로,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이후 해마다 120만∼130만t의 일본산 석탄재가 수입돼 시멘트로 재활용돼왔다.
이 때문에 국내산 석탄재는 재활용되지 못한 채 폐기되고, 오히려 방사능에 노출됐을지 모를 일본산 석탄재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한일간 무역분쟁이 발생한 직후인 9월부터 정부와 발전사, 수입 시멘트사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운영해 석탄재 수입을 줄이고 국내 석탄재 재활용을 독려했다. 목표는 일본산 수입 석탄재를 ‘0’으로 만드는 것이다.
남부발전과 삼표그룹 SP네이처가 설립한 ‘코스처’가 발전소 석탄재를 시멘트 원료로 공급한다.
삼표그룹과 남부발전은 올해 3월 공동 출자를 통해 석탄재 재활용 전문법인 ‘코스처(KOSTURE)’를 설립했다. 남부발전의 영문명(KOSPO)과 SP네이처(Nature)의 회사명에서 일부를 따서 법인명을 만든 코스처는 석탄재를 선박으로 운송하는 해상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해송 시스템을 구축하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에서 나오는 석탄재를 육·해상 운송하고, 운송 다각화를 통해 석탄재 공급량을 연간 최대 3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반출된 석탄재는 삼표시멘트 등에 공급돼 시멘트·모르타르(건조 시멘트)의 원료로 탈바꿈한다. 남부발전은 이번 반출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최대 30만톤까지 공급량을 늘릴 방침이다. 2018년 기준 국내 시멘트사의 일본 석탄재 수입량의 약 30%를 대체할 수 있는 물량이다. 대체 물량 증대를 위해 육상 및 해상 운송도 병행한다.
남부발전의 이 같은 행보는 선제적으로 일본산 석탄재 대체 수입 폐기물 저감에 기여하며 환경부장관 표창 수상의 영예로 이어지기도 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코스처의 일본 석탄재 대체 사업의 첫 시작을 알리게 됐고, 정부의 일본산 석탄재 수입 저감 정책 실천을 위해 핵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 분말.
시멘트를 제조할 때 석탄재를 재활용하는 것은 알루미나(Al₂O₃) 성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천연광물인 ‘점토’를 사용했지만, 1990년대 들어 점토 광산개발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점토와 성분이 유사한 화력발전소 석탄재를 대체 원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석탄재는 화력발전소에서 발전용으로 사용한 유연탄의 재로 알루미나 함량은 약 20~30%에 달한다.
국내 시멘트업계는 물류비용을 고려해 시멘트공장 인근 발전소 석탄재를 중심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레미콘사에서 석탄재를 가공한 정제회를 시멘트 대체재로 사용하는 양이 증가하면서 시멘트사로 공급 가능한 석탄재가 감소했다. 정제회는 시멘트 대체재로 사용가능 하도록 정제설비를 이용해 정제한 석탄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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