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마찰력으로 생산된 전기, 웨어러블 기기에 자가 충전해 이용

전기연구원, ‘자가충전 전원공급 소자’ 개발 연구결과 국제 학술지 게재

심유빈 승인 2021.10.07 16:46 | 최종 수정 2021.10.07 16:47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옷 등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을 이용해 전기를 스스로 생성하는 ‘자가충전 나노발전기’와 만들어진 전기를 저장하고 이를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공급해 주는 ‘마이크로 슈퍼 커패시터’가 통합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은 7일 이같은 내용의 ‘자가충전 전원공급 소자’ 관련 연구결과가 재료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옷, 신발, 시계 등 다양한 형태로 몸에 착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전자기기는 외부 전력을 공급받아 배터리에 충전해 사용한다. 하지만 미래 사회에는 기기 자체가 전력원이 되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방식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 박종환 책임연구원, 양혜진 연구원 연구팀은 모든 방향으로 신장과 수축이 가능하고, 연구원 자체 성능 테스트 결과 1만회 이상 사용해도 견딜 정도로 내구성도 매우 뛰어난 소자를 개발했다.

이번 개발에는 10여년 이상 축적한 전기연구원의 나노융합 기술이 기반이 됐다. 우수한 전기 전도성 및 물성을 가진 ‘단일벽탄소나노튜브’를 신축성 있는 ‘고분자(polymer)’와 효과적으로 섞는 방식을 활용했다. 이 소자는 전류를 전달하는 ‘집전체’는 물론, 에너지를 저장하는 ‘전극’의 역할까지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신축성이 극대화된 ‘마찰 전기 나노발전기’가 개발된 사례가 있었으나, 안정적으로 전기를 저장 및 전달해 전원을 공급하는 ‘마이크로 슈퍼 커패시터’ 기능까지 수행하는 통합 신축 소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가충전 웨어러블 기기는 뛰어난 신축성 보유는 기본이고, 우수한 전기적 특성과 경량성, 생체 적합성 등 여러 조건들이 필요하다. 많은 연구자들이 주름형 기판을 사용하거나 부분형 신축 전극을 도입하는 방식을 활용했지만, 이는 제작단가가 높은 반면 신장과 수축의 방향이 제한되고 내구성이 떨어졌다.

이 기술은 ▲군용 전기·전자 장비의 휴대용 초경량 전지 ▲극한 환경의 생존에 필요한 전기 생산 등에 활용이 기대된다. 군복과 군화, 군모, 전투용 배낭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등산복 등에 자가충전 전원공급 소자를 적용하면 긴급한 상황에서 손전등이나 스마트폰 충전의 전력원으로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해당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저널인용지표(JCR) 상위 4.6% 국제 저명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IF = 17.881)’에 논문이 게재되며 높은 기술 수준을 인정받았다.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프론티어 사업(책임자 한중탁) ▲산업부 기술혁신 사업(책임자 서선희) ▲전기연구원 기본사업(책임자 이건웅)으로 진행됐다.

박종환 박사는 “마찰력 기반 전기 생산‧저장‧공급까지 통합 수행하는 소자를 완전 신축형으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성과”라며 “소자의 효율성과 성능을 더욱 높여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경량화 및 휴대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하겠다”고 전했다.

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 연구팀은 모든 방향으로 신장과 수축이 가능하고, 1만회 이상 사용해도 견딜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난 자가충전 전원공급 소자를 개발했다. (c) 한국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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