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첫 시작 49년 만에 ‘제1회 한국풍력의 날’

1975년 제주 제동목장 3kW급 풍력발전이 시초…27일 관계자 200여명 모여 기념

조강희 승인 2024.02.28 17:31 | 최종 수정 2024.02.28 20:38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국내 최초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지 만 49년 만에 지난 27일 제1회 한국풍력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풍력산업협회는 해방 이후 한국 풍력발전 최초 시작일인 2월 27일을 '한국풍력의 날'로 지정하고, 이날 첫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과 박경일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 겸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등 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한국은 자동차산업이나 조선업의 예와 같이 풍력산업 역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에너지 자립, 기후위기 대응, 미래 성장동력 육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일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은 “풍력발전은 이제 청정에너지라는 당위를 넘어서 실질적 성과와 지속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이 풍력발전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한국풍력의 날이라는 역사적 기념일을 시작으로 풍력이 국내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해외에도 널리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최정식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과장은 ‘풍력발전 표준화 전략’을, 최덕환 풍력산업협회 실장은 ‘한국 풍력시장 역사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풍력발전시장 금융 조달 개선 및 활성화에 대한 패널 토론도 이어졌다.

표준원에 따르면 풍력발전 설치량은 세계적으로 향후 5년간 연 평균 15% 내외의 성장이 점쳐지고, 국내는 2030년까지 연평균 56%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블레이드 대형화와 핵심 부품 모듈화 및 분해 재활용, 20MW급 풍력발전기, 부유식 해상풍력 등의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 시스템 현장 적용, 설계 요구사항, 시험 절차, 부유식 해상풍력 등에 대한 국제 표준(IEC) 제정 및 개정 작업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국가표준(KS)은 풍력 터빈 성능과 요구사항, 발전시스템 출력 성능 측정 등에 대한 고유 표준 4종, 부합화 표준 23종은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강점 기술인 해저케이블과 지지구조물 등에 대한 표준화는 논의 중이다.

정부는 국내 해양환경과 조선해양 플랜트, 케이블 및 정보통신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해상풍력발전 표준화를 추진하고, 국내 철강산업을 바탕으로 초대형 풍력발전 핵심 부품 규격과 성능, 시험방법 등의 표준화를 추진한다. 풍력발전 보급을 위한 인증 체계 개선과 블레이드 소재 재활용, 해상풍력 연계 그린수소 생산 표준화는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한 국제 공동연구와 국제 표준도입 등을 계획 중이다.

한편 한반도의 최초 풍력발전 모터는 1926년 1월 21일 서울 혜화동 성베네딕도 수도원에 있었던 철공장 장인(匠人)인 게르마노 하르트만 수사가 설치해 전기를 공급했다. 이 풍력 모터는 1927년 구 함경남도 덕원군(원산시의 전신)으로 성베네딕도 수도원이 이전할 때에도 함께 옮겨 가동을 이어 나갔다.

‘한국풍력의 날’의 유래가 된 1975년 2월 27일은 제주 최초의 3킬로와트(kW) 풍력발전기가 한진그룹의 제주 조천읍 교래리 제동목장에서 첫 가동한 날이다. 같은 해 3월 22일 경기도 화성 송산면 어도에서도 2kW 풍력발전기가 건설됐다.

1981년부터는 제주도가 한국 풍력에너지 연구 개발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외도와 애월읍 동귀, 대정읍 신평리 등지에 풍력발전기가 잇따라 설치됐다. 1991년 정부가 ‘클린에너토피아 제주’ 계획을 발표한 뒤 이듬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한림읍 월령에 20kW 풍력발전기, 1993년 한국관광공사가 중문단지 250kW 풍력발전 단지를 만든 데 이어, 1994년부터 1995년까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월령을 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로 조성했다.

제주도는 1995년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해 1996년 풍력 발전 실용화 사업에 착수했다. 1997년 도내 4개 지역 풍력 자원 조사를 실시해 행원 지구를 풍력 단지 사업지로 선정하고, 600kW급 풍력 발전기 1·2호기를 설치해 1998년 8월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해 한전에 전기를 판매했다.

이후 2005년 1.7메가와트(MW) 신창풍력그린빌리지가 준공됐고, 2017년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30MW 탐라 해상풍력발전단지(한경풍력)가 준공됐다. 구좌읍 행원리 행원풍력은 현재 11.45MW, 한경면 두모리 한경풍력은 21MW, 한국 최초의 국산 풍력발전기를 공급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풍력은 15MW 규모로 가동 중이다.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국풍력의 날 기념식에서 박경일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c)에너지산업신문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국풍력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c)산업통상자원부

저작권자 ⓒ 에너지산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