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硏,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이온주입 평가기술 헝가리에 이전

고가 에피웨이퍼 활용 공정 대체, 이온 주입 공정만으로 소자 구조 형성

조강희 승인 2023.09.13 07:55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전기연구원은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이온 주입 평가기술’을 헝가리 업체에 이전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술을 이전받는 기업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현지 반도체 측정 장비 전문업체인 ‘세미랩(Semilab)’이다. 30여년간 반도체 특성 평가장비 기술을 개발해 보급해 온 이 회사는 헝가리와 미국 등지에 제조공장이 있으며, 정밀 계측장비와 소재 특성평가 장비 분야의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고품질 탄화규소 제품을 표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미랩은 전기연구원 기술을 활용해 전력반도체 이온 주입 공정을 평가하는 전문장비를 개발하기로 했다. 박수용 세미랩코리아 대표 겸 한국지사장은 “전문 장비를 개발해 이온 주입 공정 불량률을 낮추고, 소자의 수율을 높여 양산 공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전자기기 핵심 부품으로,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한다. 탄화규소는 전력반도체 소재 가운데 내구성과 전력 효율이 최상급에 속하는 재료다. 이 소재를 사용한 전력반도체가 전기차에 탑재될 경우 배터리 전력 소모를 덜고 차체 무게와 부피를 줄여 최대 10%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화규소 전력반도체는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비용이 많이 들고 양산이 어려웠다. 전도성이 강한 기판(웨이퍼)에 단일 결정 반도체 박막을 형성한 계면결합(에피텍셜) 층을 만들고, 이곳에 전류를 흘려보내 소자를 형성하는 방법으로 만들어 왔다. 하지만 제조과정 중에 계면결합 층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전자 이동 속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있어 불량률이 높았다.

전기연구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면결합층이 없는 반(半) 절연 웨이퍼에 전기가 흐르는 성질(전도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온을 주입했다. 경도가 높은 화합물인 탄화규소는 이온 주입을 위한 활성화에 고온 열처리가 필요해 공정 에너지 소모가 많다. 전기연구원은 전력반도체 분야의 지적재산권을 총 120여건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분야에서 최근 10년간 30억원 이상의 기술이전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에도 다년간의 탄화규소 전용 이온 주입장치 운용 경험을 살려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김형우 전기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장은 “이온 주입 기술은 고성능 신소재 전력반도체 소자의 전류 흐름을 높이고, 고가의 계면결합 기판을 대체해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이고 양산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공정에 활용되는 이온 주입 장치와 반절연 탄화규소 기판. (c)한국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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