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발열량이 경유와 비슷하지만, 가격이 40% 이상 저렴한 폐 플라스틱 열분해 재생유. 국내 발전 공기업인 한국중부발전이 이를 발전소 연료로 활용하는 연구개발 사업 지원에 나섰다.
| 플라스틱 혼합 폐기물 환원 분해해 발전소 연료용 액상 재생유 생산
6일 한국중부발전에 따르면 열분해 재생유란 폐플라스틱·폐비닐·폐어구 등 혼합폐기물이 업사이클링 과정을 거쳐 생산된 기름이다. 400~600℃ 사이의 고온과 무산소 상태에서 간접적으로 열을 가해 고분자화합물인 플라스틱을 환원 분해하면 저분자화합물인 석유와 유사한 액상 재생유가 만들어진다.
열분해는 폐플라스틱 처리는 물론 석유화학 원재료 대체가 가능하고, 소각에 비하면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등이 적게 배출되는 장점이 있다. 정부도 재활용 분류 뒤 남은 쓰레기인 종말품 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재생유를 생산하는 방안을 장려하고 있다. 환경부는 0.1% 내외에 불과한 열분해 처리 비중을 2030년까지 10%로 늘리기로 했다.
환경부는 최근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열분해 방식으로 재생유 등을 생산할 수 있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소각시설-열분해소각시설’에서 ‘재활용시설-열분해시설’로 추가했다. 관련 설치 검사 및 관리 기준 등도 신설했다. 주요 검사 기준은 △열분해 반응로 적정 반응 온도 및 압력 유지 △압력가스 누출 등 폭발 사고 안전 장치 △폐기물 중량 50% 이상 열분해유 회수 성능 등이다.
열분해 재생 정제유는 바이오중유보다는 발열량이 높아, 바이오중유 또는 기존 연료와 혼소하면 고효율 운전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폐플라스틱 열분해 상용화 공정을 운영하는 전문업체는 10여 곳이다. 연간 처리되는 폐플라스틱의 양은 2021년 기준 2만 7000여톤, 이 가운데 열분해유로 생산되는 양은 연간 8600톤 가량이다.
폐플라스틱 유래 재생유 생산을 위해 중부발전은 지난 달 전문기업인 에코크레이션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부발전은 에코크레이션이 추진하는 열분해 재생유의 안전성과 품질 향상 등 상용화 연구개발은 물론, 판로 확대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이를 발전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법률 검토 작업에도 착수했다.
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에코크레이션과 협력해 폐자원 선순환과 연료구매비 절감을 기대하며, 실증화를 통해 친환경 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앞으로도 폐자원 재활용 신규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 일일 폐플라스틱 처리량 총 10톤…인화점 30~45℃ 경유·등유·나프타 분 생산
에코크레이션은 폐플라스틱 열분해 설비와 열분해유의 정제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유화플랜트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경기 연천군의 폐기물 유류화 발전소 이앤씨연천에 설치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플랜트에 대한 환경부 열분해시설 설치 검사 결과 국내 최초로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 회사의 재생유 공장은 일일 폐플라스틱 처리량이 총 10톤에 달한다. 반응로 용량 40m³로,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 폴리스티렌 등 생활계 혼합 폐기물이 들어가면 경유와 등유, 나프타 등과 유사한 인화점 30~45℃의 재생유가 만들어진다. 운전 조건과 원료에 따라 일정량의 원료 투입했을 때 생산되는 상품의 비율인 수율은 45~90%에 이른다.
에코크레이션과 이앤씨연천은 올해 5월 폐플라스틱 열분해 플랜트 설비를 통한 열분해유로 전기 발전 상업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열분해유 발전은 에코크레이션이 공급한 열분해 유화 플랜트에서 생산된 열분해유를 중속 디젤발전기에 직접 주유해 전력을 생산했다.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시험 생산 결과 한국전력거래소 송전량 기준으로 디젤과 비슷한 수준의 출력을 유지했으며 출력 및 오염물질 발생 등의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는 “한국중부발전이 폐기물 절감과 폐자원 선순환을 통해 ESG경영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며 “에코크레이션의 열분해 유화 기술과 친환경 자원화 기술을 중부발전으로부터 높이 인정받은 만큼 이를 발판 삼아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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