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硏,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생산 속도·수율 높였다
루테늄에 세륨 섞어 사용량 절반 줄이고 촉매 활성도 높여…저온 환경 수소 생성률 획기적 향상
조강희
승인
2023.11.20 20:59 | 최종 수정 2023.11.21 00:29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청정수소 생산을 앞당길 세계 최고 수준의 암모니아 분해용 촉매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구기영 수소연구단 박사 연구진은 기존 루테늄 촉매에 세륨을 섞어 암모니아 분해 수소의 생산 속도와 수율을 높인 촉매를 개발했다. 촉매 사용량은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촉매 1g이 단위 시간(분) 당 생산하는 수소의 양(mmolH2/gcat·min)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암모니아 분해 효율, 즉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질소 재결합과 탈착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원자번호 44번인 루테늄(Ru)이 가장 우수한 활성을 보이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양이 가장 적은 순위대로 세웠을 때 6위에 해당할 정도로 희귀한 백금족 전이금속 원소다. 희유금속인 만큼 가격이 비싸고, 저온 활성도가 낮은 것이 단점이다.
연구진은 비싼 루테늄 촉매의 사용량을 줄이고, 저온 활성도를 높이는 한편 내구성을 높인 촉매를 개발해야 했다. 이를 위해 루테늄 촉매의 작용을 높여 주는 세륨(Ce)을 조촉매(助觸媒)로 사용했다. 연구진은 높은 화학적 내성과 기계적 강도가 있는 알루민산 마그네슘(MgAl₂O₄) 촉매 지지체 표면에 세륨을 첨가했고, 소량의 루테늄을 지지체 표면에 단(單) 원자 수준의 크기로 고르게 분산시켰다.
조촉매로 첨가한 세륨은 촉매 표면에 풍부한 산소 공석을 형성한다. 금속 산화물 구조에서 산소 원자가 빠진 자리인 산소 공석은 루테늄과 상호작용해 전자밀도를 늘린다. 전자밀도는 촉매 내 일정 부피에 존재하는 전하의 총량이다. 루테늄 촉매가 질소와 수소 원자의 결합을 약하게 만들고 동시에 질소 원자의 재결합을 용이하게 만들어 암모니아 분해 활성과 수소 생성률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기존 루테늄 촉매와 비교해 함량이 절반 수준이지만, 450℃ 저온에서 27.4 mmolH2/gcat·min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수소 생성률을 보였다. 이는 조촉매인 세륨을 첨가하지 않은 촉매보다 8배 많은 수치다.
라이터의 마석과 부싯돌 등으로 사용되는 세륨은 란탄 족 최다량 희토류 원소다. 지각에 구리(Cu)보다 많은 원소로, 조촉매로 사용할 경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램 당 단가는 루테늄의 900분의 1가량이다. 촉매 제조법 또한 재현성과 실용성이 높아 양산이 용이하다.
이번 연구성과는 촉매·소재 분야 저명학술지인 ‘응용촉매(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IF 22.1, 상위 0.9%)’에 게재됐으며,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책임자인 구기영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암모니아 분해 촉매 기술은 청정수소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는 열쇠”라며 “향후 암모니아 기반 대용량 청정수소 생산 플랜트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1저자인 신중훈 박사는 “촉매 대량제조 시 제조법을 단순화하고 촉매 활성 구현의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촉매 제조 레시피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산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