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한국동서발전이 농업 및 식품 부산물의 바이오 에너지화를 위한 연구 및 기술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반적인 폐기물 에너지화는 대기 및 토양 등 환경오염 문제가 여전하다. 바이오연료는 원료 식물 재배를 위해 삼림이 파괴된다는 점 등이 문제다. 해결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버려지던 부산물로 바이오가스와 바이오오일,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연료를 만들어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폐기물 에너지화와 바이오연료의 장점만 취할 수 있다.
| ‘추출·탈곡 부산물’ 주목…폐기물 에너지화·바이오연료 장점만 ‘쏙쏙’
주정과 커피를 짜낸 술지게미와 커피박, 곡물과 씨앗을 털고 남은 껍질 및 줄기와 잎. 이같은 추출·탈곡 부산물은 바이오가스와 바이오오일, 바이오에탄올 등을 만드는 양질의 원료가 된다. 고형분 자체를 태우면 열과 전기를 만들어낸다. 가공을 거쳐 펠릿 연료나 숯(활성탄)도 제조할 수 있다. 숯은 열원 및 각종 정화용 필터 소재로 사용되며, 슈퍼커패시터와 배터리 전극의 중요한 재료 가운데 하나다.
한국동서발전은 최근 민간기업과 함께 버섯 배지와 커피박으로 만든 펠릿 연료를 상용화하고, 파프리카 배지도 펠릿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협력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버섯 배지는 톱밥과 왕겨, 옥수수대가, 파프리카 배지는 코코넛 과육과 섬유질을 추출하고 남은 부위가 원료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만 7600톤에 달하는 버섯배지 펠릿을 구매했고, 올해도 당진발전본부 1~4호기에서 사용할 6개월 분량 2만 3400톤을 구매할 계획이다. 같은 발전소에 쓰이게 될 커피박 펠릿은 지난해 상용화를 위한 연소 시험을 성공리에 마친 상태다.
| 바다에 버리던 ‘술지게미’ 바이오연료로…민간업체·공공기관과 협약
한국동서발전은 이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술지게미 연료화에도 성공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달 29일 MH에탄올, 경남연구원, 세온에너텍 등과 4자 협약을 통해 술지게미(주정슬러지) 공급 및 바이오연료 생산, 발전 연료 활용 등을 약속했다.
식음용 발효 주정(에탄올)의 원료는 곡물과 식물에 함유된 다당류인 전분(녹말)이다. 이 원료에 효소를 가하면 단당류 또는 이당류로 바뀌는 당화 반응이 일어나고, 단당류와 이당류에 효모를 가하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 이같은 주정 제조 공정의 최종 부산물이 바로 술지게미다.
술지게미는 농업용 밑거름이나 동물 사료 등으로 널리 쓰여 왔다. 최근 다이어트 식품 및 화장품 원료로도 각광을 받고 있지만, 2012년 해양투기가 금지되기 전까지 상당한 양이 바다에 버려졌다.
| 분쇄 과정 필요 없고 열량도 높아…타고 남은 재도 토양개량제로 활용
술지게미는 혐기성 반응을 통해 연료용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거나, 고형분을 건조 성형해 펠릿연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술지게미를 펠릿연료로 활용하면 폐목재를 수입하거나 고품질 목재 유입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술지게미 고형분은 목재와 달리 분쇄 과정이 필요없어 효율적이며 열량도 5~10% 가량 높다. 주정 펠릿 연료의 재(회분)는 토양개량제로 쓰이며, 주정 제조업체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경남연구원과 인력 교류와 교육 홍보 및 협력 사업 발굴을 위한 지역사회 탄소중립 확산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4자 협약은 이에 기초한 첫 협력 사업이다. MH에탄올(옛 무학주정)은 1978년부터 발효주정을 제조해 왔으며,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료용 바이오에탄올 사업도 영위했다. 부생 이산화탄소 기반 탄산정제설비도 2020년 완비했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지역사회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관련 기관 간 협력을 긴밀하게 할 것”이라며 “경남지역 내 다양한 협력모델이 실현돼 탄소중립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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