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W 고체산화물수전해전지 스택으로 하루 5.7kg 수소 생산

분리판 제조 기술·셀 접합 기술 개선…분리판 제조량 10배 증대

조강희 승인 2024.04.04 12:58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국내 연구진이 8킬로와트(kW) 용량의 고체산화물수전해전지(SOEC) 스택으로 하루 5.7킬로그램(kg)의 수소를 생산하고, 분리판 부품의 제조량을 10배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4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술은 수소연구단 유지행 박사 연구진이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스택 용량 8kW는 단일스택 기준 국내 최대 용량이며 해당 스택은 25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연구진은 먼저 분리판 제조 기술을 개선해 제조 단가를 낮추고 제조 시간도 단축했다. 분리판 상·하면에는 수소와 산소가 섞이지 않고 흐르는 유로(流路)가 필요하다.

현재는 기계 화학적으로 깎아내는 식각(蝕刻, 에칭)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에 분리판을 100개 가량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그 대신 요철 구조 돌기를 배열해 유로를 도장처럼 찍어내는 프레스 성형 공법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하루에 1000개 가량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각각의 셀은 견고하게 밀봉해 안정적으로 성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스택에 공급된 전력은 손실 없이 사용되도록 셀과 분리판과의 접촉면적을 최대로 늘렸다. 각 셀이 균일하고 극대화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적층된 부품들을 견고하게 밀봉하는 브레이징 접합기술까지 적용해 유리 밀봉재 사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이를 통해 구성된 스택은 열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수소의 누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안정적인 성능을 나타냈다.

고체산화물수전해전지는 고온의 수증기를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수소와 전기를 생산한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의 역반응이며, 원자력발전소나 제철소, 석유화학 플랜트, 암모니아공장과 같은 대량의 수소 수요처에 적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른 전기분해 방식에 비해 전력 소모를 25%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고효율 수소 생산 기술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 중 유일하게 kW 급 스택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글로벌 수소리뷰에 따르면 2030년까지의 저탄소 수소 연간 생산량 추정치는 2023년보다 30배 이상 증가한 3800만 톤이다. 수전해 수소 생산은 약 27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체산화물수전해전지는 독일 등 유럽 선도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스택 용량을 메가와트(MW)급으로 확장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하는 기술도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수 기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개발하고 있으나 해외 선도 그룹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

SOEC 스택은 세라믹 셀, 분리판, 밀봉재 등을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를 갖고 있다. 스택의 용량을 늘리면 수소 생산량도 늘어나지만, 부품도 함께 늘어나 전체 제조 단가가 올라간다. 또, 각 셀이 동일한 성능을 유지해야 수소 생산 효율을 보장할 수 있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따라 경제성도 달리 평가된다.

이번에 개발된 제조 기술은 양산성과 신뢰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SOEC 진출을 노리는 삼성전기와 연료전지 전문 기업인 범한퓨얼셀에 이전됐다. 이전 기업과 연구진은 협력 연구를 통해 국산화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유지행 박사는 “국내 대부분의 SOEC 관련 기업들이 해외 선진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소재와 부품기술을 활용한 고효율의 스택개발은 국내 기술의 자립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유지행 박사팀이 개발한 고체산화물수전해전지(SOEC) 스택. (c)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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