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인 초고압 직류송전 전력기기의 성능시험시설이 세계적인 규모로 우리나라 창원에 들어섰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창원 본원에서 26일 ‘초고압직류송전(HVDC) 시험 인프라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준공된 시험동에는 시험장비가 모두 반입됐으며, 전기연구원은 시운전을 비롯해 장비 사용을 위한 내부절차를 모두 밟은 뒤 오는 4분기부터 업무를 본격화한다.
| 초고압 직류 전력기기 형식, 케이블 장기신뢰성·굴곡시험 등 국내서 ‘OK’
시험동은 경남 창원시 성주동 182-1, 182-2 일대 부지 1만 8622㎡(5643평)에 건축면적 1540㎡(467평) 규모로 들어섰다. HVDC 전력기기 형식 시험동 1288㎡, 케이블 장기신뢰성(PQ) 시험동 252㎡, 공동구 30m 등이 배치됐으며, HVDC 전력기기 시험인증 전문장비 15종을 갖췄다. 연구원 부지인 성주동 28-1 내에는 HVDC 케이블 굴곡시험용 옥외시험장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국비 96억 6000만원, 경상남도 17억 5000만원, 창원시 28억원, 전기연구원 56억 4000만원 등 총 198억 5000만원의 사업비가 소요됐다. 사업 계획은 2020년 6월 확정돼 2021년 11월 착공했으며, 계획 당시 예산은 185억원으로 책정됐다.
초고압직류송전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원거리까지 전송하는 기술이다. 직류송전은 전력 공급 과정에서 손실이 매우 작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지중화 케이블을 이용해 장거리까지 송전하기 때문에 도심지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전자파가 매우 적게 발생해 사회적 수용성도 높다.
| RE100 채택 기업 증가·HVDC사업 확대…국내·인접국 시험인증 수요 대응
최근 세계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소비전력 100%를 충당하는 RE100을 채택하는 기업이 400여곳으로 늘어나면서 세계시장에서는 새로 도입되는 전력망에 HVDC 계통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원은 대부분 직류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세계 HVDC 시장은 국가 간 전력 계통을 연결하는 슈퍼그리드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20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진도-제주간, 해남-제주간, 북당진-고덕간 HVDC 송전선이 건설돼 운용 중이다.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력을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대용량으로 보내기 위한 500kV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HVDC 사업도 진행 중이다.
HVDC 기반 전력기기와 설비는 국내에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사례가 많지 않다.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성능시험과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 이번에 국내에 세계적 규모를 갖춘 시험시설이 완공되면서 더 이상 국내 업체가 시험인증을 위해 네덜란드 등 해외에 있는 국제공인 시험기관에 기기와 인력을 보내 긴 시간을 들이고 비싼 시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졌다. 설계 기술의 해외 유출이나, 수출 기업의 납기 지연 등의 문제도 걱정을 줄일 수 있게 됐다.
| 전력기기 등 관련 업체 300여곳 제품개발·기술향상·수출촉진 기여 효과 커
전력기기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이자 세계 2위의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인 전기연구원은 이번 초고압직류송전 성능시험동 본격 가동이 국내 HVDC 관련 전력기기 업체의 제품 개발 지원과 기술 향상, 수출 촉진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기기 대표기업인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LS전선, 대한전선 등 300여개의 관련 업체는 이번에 준공된 국내 시험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연구원과 경남도, 창원시 등은 중국과 일본, 대만 등 인접 국가의 시험인증 수요를 끌어들이는 효과는 물론, 경남 창원에 국내외 전문가가 방문하는 데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날 열린 준공식에는 김남균 한국전기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김병규 경상남도 경제부지사, 홍남표 창원특례시장,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최형두 국회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 전력기기 업체·신사업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전기연구원 도약 계기 ‘기대감’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은 “국제공인 HVDC 시험인프라가 마련된 만큼 관련 신사업을 창원시가 선도할 것”이라며 “지역에 HVDC 관련 중전기기 업체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병규 경남 경제부지사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 공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경남도가 앞장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HVDC가 차세대 에너지 전력산업을 선도하는 모범 사례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남균 한국전기연구원 원장은 “우리 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통용되는 연구원 시험성적서를 발급해 국내 업체의 해외 시장 개척에 기여해 왔다”며 “이번 HVDC 시험인프라 준공을 전기연구원은 물론 국내 전력기기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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