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에쓰오일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샤힌프로젝트 설계-구매-건설(EPC) 공정률이 85%를 넘어섰다고 22일 밝혔다.

에쓰오일 회사 측은 최고 수준 에너지 효율성과 내부조달 기반 원재료 경쟁력을 겸비한 샤힌프로젝트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이 사업의 투자액은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 2580억원이다. 수많은 설비들이 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설치돼 전체 공정률 85%를 초과하고, 내년 6월 기계적 완공에도 성큼 다가섰다는 것이 에쓰오일 측 설명이다.

◎ 국내 석유화학 최대 설비 프로필렌 분리타워 등 첨단 복합 제조 시설 들어서

이달 현재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자리잡은 샤힌 프로젝트 공장 건설 현장에는 대형 타워, 반응기, 가열로, 컴프레서, 열교환기, 저장탱크와 총 101개의 모듈이 제자리를 잡고 윤곽을 갖췄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너지, 환경 측면에서 미래지향적으로 설계된 첨단 석유화학 복합시설이다. 국내 석유화학 설비로는 최대 규모인 높이 118m의 프로필렌 분리타워(Propylene Fractionator)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신기술이 적용돼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열분해 원유-화학제품 변환(TC2C, Thermal Crude-To-Chemicals)’ 수첨분해 반응기, 에틸렌을 생산하는 핵심설비 크래킹히터를 비롯한 주요 장치의 설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건설 현장은 크게 3곳으로 나누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울산 콤플렉스(Complex)에 인접한 약 48만㎡(평방미터)의 부지에는 다양한 생산시설이 자리를 잡는다.

우선 △나프타와 액화석유가스(LPG), 부생 가스 등을 원료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 원유에서 직접 LPG, 나프타 등 석유화학원료로 전환하는 신기술을 도입한 TC2C 시설 등 에틸렌 생산시설(패키지 1)과 저장시설(패키지 3)을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서 남동­쪽으로 5km 가량 떨어진 당월지역 약 40만㎡ 부지에는 스팀 크래커에서 생산한 에틸렌을 원료로 폴리에틸렌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공장을 세우고 있다.

하루 평균 1만 1000명의 작업자들이 토목, 철골, 기계, 배관, 전기, 계장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토목공사에는 레미콘 트럭 약 6만 대 분량의 방대한 물량이 투입됐고, 사용된 전선을 이으면 8300km로 울산에서 서울을 10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에 달한다.

◎ 고효율 저탄소 신기술 도입…국내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해 업계 도약 견인

샤힌 프로젝트는 원유 및 부산물을 석유화학 원료로 직결시키는 최신 기술인 TC2C 공정, 에틸렌 생산능력 연간 180만 톤 등 최대 수준의 스팀 크래커를 비롯한 고효율 설비를 포함하고 있다. TC2C는 원유 등 원료를 전통 방식 대비 간소한 분리 및 촉매 기술을 적용해 석유화학 원료용 유분 수율이 기존 설비에 비해 3~4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신규 시설은 공정 단순화, 에너지 효율 극대화,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탁월해 에쓰오일의 정유-석유화학 수직 계열화 체제를 한단계 더 진화하며, 이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흐름에서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최근 10년 동안 14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1단계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RUC & ODC) 건설에 5조 원을 투입해 2018년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이 시설 가동으로 정유사업과 수직 통합에 기반한 석유화학의 확장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며 ‘정유에서 화학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의 기반을 마련했다.

바통을 이은 2단계 샤힌 프로젝트는 기초소재 산업의 성장에 대비해 석유화학 비중을 2배로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이다. 장기 성장전략에 기반해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인 9조 2580억원을 투자하는 일관된 투자 행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급 불균형 등 위기에 직면해 사업구조 재편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과 대비된다.

◎ 기초유분 합성소재 등 자체 생산 …온산 단지 내 기존 및 신규 배관망 확장해 공급

샤힌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 기계적 완공 이후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되면 에틸렌 180만 톤, 프로필렌 77만 톤, 부타디엔 20만 톤, 벤젠 28만 톤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이중 에틸렌은 대부분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되어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LLDPE 88만 톤, HDPE 44만 톤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잔여 에틸렌 및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의 기초유분은 주로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업체들에게 배관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에쓰오일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석유화학 기업들 간 안정적 원료공급을 위한 장기협약은 막바지 협의 단계다. 신규 배관망 등 물류 관련 인프라 공사도 동시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는 지역의 다운스트림 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일 경우 기초유분 수입이 필요한 구조”라며 “샤힌 프로젝트로부터 생산된 원료를 배관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해 수입물량을 대체하고, 다운스트림 생산업체들은 적시 원료 조달과 물류비 절감, 장기적으로 산단의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와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샤힌 프로젝트가 “산단 내 신규 다운스트림 및 물류 인프라 투자를 촉진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장기적 산업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된다”며 “향후 기초유분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전방산업 및 물류설비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지역 등 국내 플랜트 관련 건설 및 운영을 위한 유지 보수 업계에도 건설 불경기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 글로벌 석유화학 중요 거점화 …해외시장 확대 위해 일본 등지 마케팅 진행

에쓰오일은 프리마케팅을 통해 해외 고객을 적극 확보하고 있다. 한국 석유화학 제품 수입 증가가 예상되는 일본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이며,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 마케팅도 함께 전개한다. 이에 따라 한국이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망에서 중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혁신경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계 위기 속에서도 뚝심 있게 ‘전략적 투자에 기반한 경쟁력 확보→수익 창출 증대→지속가능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 온 중화학 산업에 과감한 시설투자와 신기술 도입을 통해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 에쓰오일 측 설명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도록 정부와 관련 업계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온산국가산업단지 부지에 건설되고 있는 샤힌프로젝트 공장. 최근 공정률은 85%를 초과했다. (c)에쓰오일
에쓰오일 온산국가산업단지 부지에 건설되고 있는 샤힌프로젝트 공장. (c)에쓰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