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90%↑ 줄인 친환경 LPG 선박 국제기준 최종 승인
국제기준 준용한 국내 법규 마련 ‘탄력’…우리 해수부 제안 내용으로 논의·결정
조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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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0 12:07 | 최종 수정 2023.08.1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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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신문]
유해물질 배출량을 기존 선박의 90% 이상 줄여주는 친환경 액화석유가스(LPG) 추진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선박안전지침 국제기준이 최종 승인됨에 따라 국내 관련 법규도 조만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해사기구(IMO)의 107차 해사안전위원회(MSC)에서 LPG 추진선박 국제기준이 최종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승인된 LPG 선박 안전지침은 우리나라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9년 6월 화물 컨테이너 운송 전문위원회(CCC)에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4년여 간 논의 끝에 결정한 것이다. 이같은 기준을 제안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LPG 사용 여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잘 갖춰져 있고, 수요도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해사기구 195개 회원국들은 안전 기준에 대한 검토와 보완을 거쳐 친환경 LPG 선박 잠정기준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그간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대한 건조 및 연료 공급 기준이 없어 선박 건조 및 운항이 어려웠던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제도와 법규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가 정한 기준은 국내 관련 법규를 만드는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한편 현행 선박안전법과 해양수산부 가스연료 추진선박기준 고시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만 가스연료 추진 선박으로 허용하고 있다.
LPG 추진선은 기존 선박유 대비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등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이 90% 이상 적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5% 가량 줄어든다. 또한 연료의 보관과 운송이 손쉬워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이 편리하다.
LPG는 kg당 발열량이 1만 2000kcal로, 1만 1800인 액화천연가스(LNG), 9420인 압축천연가스(CNG)보다 높다. LPG는 액화 상태를 유지하기 쉬워 선박 건조 비용이 LNG추진선의 3분의 2 수준이다. 연료 보관과 운반이 상대적으로 쉬운 만큼 벙커링 인프라 설치 비용도 LNG 벙커링 인프라의 3분의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를 대폭 줄일 수 있는 LPG를 친환경 선박용 연료로 주목해 왔다. 2018년 제정돼 2020년부터 시행 중인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과 ‘환경친화적 선박의 기준 및 인증에 관한 규칙’에 따라 LPG를 정책지원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산업부와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 국내 수주량 가운데 2021년 말 기준 11% 이상, 2022년 말 기준 3% 이상이 LPG 추진선이다.
친환경 LPG 선박 기술개발과 실증을 위한 정부 과제도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선해양산업 핵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1MW급 ‘힘센엔진’의 LPG 고압연료분사장치 기술개발을 완료해, 향후 국제기준이 적용된 친환경 LPG선박 보급이 가능해졌다.
해양수산부도 지난해부터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LPG 어선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16톤급 어장 양식장 관리선을 2025년까지 제작하고 실증을 거쳐 2026년부터 보급할 계획이다. 700마력 LPG 엔진을 탑재한 어선은 기존 디젤선박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배출가스 대기오염 및 디젤 누출 해상오염 등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우영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제 해운 부문에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LPG 연료를 시작으로 향후 암모니아, 수소 등 선박연료 다변화 기틀을 마련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재혁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국내 등록 선박 7만 여척 중 절반 이상이 선령 15년 이상의 노후 선박으로 친환경선으로 전환이 시급하다”며 “LPG 선박에 대한 국제기준이 발효됐으니 국내 법령과 제도도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호중 대한LPG협회장은 “LPG 추진선이 대기환경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조선업계 및 관련 부품업계의 발전을 주도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LPG추진선 ‘벨라비스타 익스플로러’ 호. (c)현대삼호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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