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2023년 세계 가스 수요가 2022년에 비해 1.5% 증가한 가운데, 아시아의 가스 수요가 이같은 추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가스연맹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가스리포트(Global Gas Report 2024)에 따르면 2023년 세계 가스 수요는 2022년보다 59BCM 증가했으며, 올해는 2023년보다 87BCM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에너지 수요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증가하고 있다. 천연가스 생산 소비 불균형, 에너지 부족에 대한 위험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 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유럽의 전체 에너지 수요는 산업 소비가 줄어들고 감소 유도 정책이 이어졌지만,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북미는 운송 부문과 데이터 센터 증가에 따라 2019년 수요 수준을 넘어섰다. 아시아는 인도와 중국 산업 부문 증가가 돋보였다. 아프리카 에너지 수요는 도시가 개발되면서 빠르게 증가했으나, 전 인구가 에너지를 충분하게 소비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는 여전히 전기가 사치재로 인식되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인공지능 기술, 데이터센터 확산, 기온 상승 등은 전력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이다. 가스 시장도 이같은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건물 에너지의 대부분을 냉방전력이 차지하고, 히트펌프 도입도 난방전력 수요를 높이고 있다. 세계적인 전기차 확산도 전력 수요를 높이고 있는 점은 가스 발전을 통해 휘발유 연료를 천연가스 연료로 대체하는 과정이라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2023년 가스공급 증가를 주도한 것은 32BCM 증가한 아시아 수요다. 14BCM 증가한 북미와 28BCM 증가한 중동도 공급 증가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은 31BCM, 호주는 2BCM 소비가 줄었다. 2024년에는 아시아가 43BCM(4.3%), 중동이 29BCM(4.7%), 북미가 8BCM(0.7%) 증가해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가스 생산량도 증가해 2023년에는 2022년 대비 19BCM(0.5%) 증가했으며 2024년에도 공급이 96BCM(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은 북미 52BCM(4.3%), 중동 16BCM(1.9%), 아시아 3BCM(0.8%) 증가해 유럽의 공급 감소(-7.8%)를 상쇄했다.
2024년 성장은 중동 26BCM(3.7%), 아시아 17BCM(2.4%), 북미 12BCM(1.0%) 등으로 예상된다. 남미는 4BCM(2.6%)을 증산할 것으로 보이고, 유럽 2BCM(0.9%), 호주 1BCM(0.7%), 아프리카 1BCM(0.5%) 증가가 예상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는 수입 수요 증가를 계속 주도하고, 북미와 중동은 수출을 늘리고 있다. 2023년 아시아의 잠재 수입 수요는 전년에 비해 29Bcm(10.5%) 증가했고, 2024년에도 증가세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수요는 전력 및 산업 부문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증가하는 한편 따뜻한 겨울이 오면서 감소했다. 유럽의 잠재 수입 수요는 2023년에 14BCM(-5.2%) 감소했으며 2024년에도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 가스 생산이 소비를 앞지르면서 북미의 수출 잠재력은 37BCM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는 2024년에 완화되고, 수입 잠재력 증가율이 일부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남미는 2024년까지 대륙 수준에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가스 시장은 2022년 기록적 변동성에서 진정은 됐지만, 에너지 안보 우려가 지속되면서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이스라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급등했다가 낮아진 가운데 유럽은 수요 공급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수준보다는 다소 가격이 높아질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천연가스 공급망 투자가 저조해 2031년 수요 추세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국제가스연맹의 분석이다. 개발도상국 경제가 개발돼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가스 소비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전세계에서 0.7% 증가했다. 국제가스연맹은 이같은 증가율이 2030년까지 지속되면 927~1300BCM 가량의 공급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바이오 메탄 가스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EU의 바이오메탄 생산량은 연평균 24%씩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EU의 2030년 목표인 35BCM 달성을 위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36%로 늘려야 한다. 북미와 중국, 인도 등지에서도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본격 육성을 위한 각국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무탄소 저탄소 수소 생산은 연간 45Mtpa의 작은 기지에서 45%로 2030년까지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예상 생산 능력의 90%는 초기 계획 단계다. 2023년 이후 천연가스와 탄소 포집으로 생산된 블루수소는 2019년 이후 전체 블루수소의 76%를 차지한다.
2023년 이후 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하는 그린수소 용량은 전체 그린수소 용량의 약 52% 가량이다. 그린수소는 현재 전체 친환경 수소 생산 가운데 4%에 불과하지만 2023년부터 2030년까지의 그린 수소 연간 성장률은 115%, 블루 수소의 성장률은 31%다. 하지만 그린-블루 수소 생산량은 수요에 비해 여전히 불충분하기 때문에 정책 지원을 통해 증가를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국제가스연맹은 지적했다. 특히 천연가스를 공급 원료로 블루수소 생산을 확대하고, 천연가스 시설은 수소와 각종 재생 가스를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시설로 용도 변경해 개발 비용을 줄이라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에너지 전환 기술인 이산화탄소 포집 용량은 고갈된 가스전 등을 이산화탄소 저장 장소로 활용하면서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42%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원과 재생가능 가스 등의 수요 공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천연가스는 지속가능성, 경제성, 확장가능성, 신뢰성 등을 보완할 수 있는 필수 에너지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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