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 보일러 공정 응용해 폐 플라스틱 열분해유 대량 생산
연속식·대규모 열분해 가능…종전 공정보다 효율과 열분해유 품질 모두 높아져
조강희
승인
2024.11.28 09:44 | 최종 수정 2024.11.28 23:48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황병욱 CCS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화력발전소의 보일러에 주로 활용되는 순환유동식 공정을 적용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열분해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의 기본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IF 13.3)’에 게재됐다.
순환유동층 기술은 연료를 연소시킬 때 고온으로 가열된 모래 등의 열매체가 순환하면서 지속적으로 열을 전달하는 연소 방식이다.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순환유동층 공정을 폐플라스틱 열분해에 적용해 기존 공정의 한계였던 연속 공정과 대형화를 가능하게 했다.
신 공정의 핵심은 열 순환이다. 연소 반응기에서 가열된 고체입자 상태의 촉매가 공기의 흐름에 따라 열분해 반응기로 이동해 열을 전달하고, 이를 통해 투입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한다. 온도가 낮아진 촉매는 잔여물과 함께 다시 연소 반응기로 돌아가 소각된 후 다시 가열되며, 이를 반복해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는 것이다. 이 공정을 활용하면 원료투입에서 열공급과 잔여물 처리까지 순환이 반복되면서 연속 공정이 가능하다. 또한 촉매가 반응기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대형화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하루 100킬로그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정 실험을 통해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생활 폐기물로 제조된 고형연료제품(SRF)도 열분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고형연료제품을 열분해했을 때 기존 공정에 비해 약 1.2배 높은 37%의 수율을 달성했으며, 생성된 열분해유의 경질 유분 함량은 45%로 약 2배 향상됐다.
고형연료제품은 폐합성수지, 폐고무, 폐목재 등 폐기물을 발전소 등에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경질 유분 함량은 열분해유에서 경질 탄화수소 성분이 차지하는 비율로, 열분해유 품질 평가의 중요한 지표다.
종전 폐플라스틱 열분해 방법은 소성로 가마(킬른) 방식을 사용했으며, 원통 안에 폐플라스틱을 넣고 외부에서 열을 가해 발생되는 유증기를 응축시켜 열분해유를 얻는 공정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원통이 커질수록 내부 중심까지 열이 전달되지 않아 하루에 20톤 이하의 플라스틱만 처리할 수 있었다. 또한 연속운전이 불가능해 공정을 반복해야 했다.
각국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급증한 폐플라스틱의 친환경 처리를 위해 열분해 등 재활용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연간 1만 톤에서 90만 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황병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폐플라스틱 등 대량의 폐기물을 연속 열분해 처리해 양질의 열분해유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를 구현할 기술을 개발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라며 “국내 발전소 보일러 기술이 적용돼 국내 폐플라스틱 처리 목표에 최적화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산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