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체코 원전에 대한 미국과 프랑스 등의 이의제기가 실제로 이뤄지면서 한국에 남은 수출 기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체코전력공사(CEZ)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한 체코 원전 사업에 문제를 제기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26일(현지시각) 체코 반독점 사무소에 CEZ가 두코바니 발전소의 두 개의 신규 원자로 건설에 대한 우선 입찰자로 한수원을 선택한 결정에 대한 항소를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EDF도 27일(현지시각) 한수원의 수주에 이의를 제기했다. CEZ는 웨스팅하우스와 EDF의 이의제기 가능성을 일축했고 한수원도 필요한 협의를 CEZ 측과 하겠다고 밝혔으나, 체코 현지 반독점사무소가 이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다.
한편 한국은 세계 여러 나라의 원전 수주 입찰에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를 계획 중이다.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도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카자흐스탄 총리를 인용한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는 카자흐 총리가 주재하는 정부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국민투표 실시 계획 초안도 조만간 대통령에게 제출된다.
카자흐스탄은 100~120억 달러를 투입해 울켄(Ulken)과 쿠르차토브(Kurchatov) 등지에 2029년부터 2035년까지 2800MW 규모의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 해당 사업은 한수원과 중국핵공업집단유한공사(CNNC), 러시아 로사톰, 프랑스전력공사(EDF) 등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슬로바키아도 1200MW 규모의 국가 소유 신규 원전을 야슬롭스케 보후니체(Jaslovske Bohunice)에 건설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505MW 규모의 원전 2기가 운영되고 있다. 슬로바키아 신규 원전 사업 입찰에도 한수원은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정부는 이번 입찰에 로사톰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투자 조건 등 자세한 사항을 10월 말까지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2050년까지 최소 16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세운 튀르키예는 트라체(Thrace) 지역의 원전은 중국과 협상 중이고, 시노프(Sinop) 지역의 원전은 한국, 러시아, 중국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베니아는 이르면 2028년부터 2038년에 걸쳐 현지 크르슈코(Krsko)에 1.1~2.4GW(1~2기)의 원전을 건설한다. 공급업체 범위를 넓히고, 공동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이 사업의 주체는 슬로베니아 국영전력사인 겐에네르기야(Gen Energija)다. 현재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EDF 등이 기술 제공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가나 정부도 자국 최초 원전 건설 이후 10년간 진행하게 될 후속 원전 건설사 입찰에 한수원과 로사톰 등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가나 정부의 최초 원전은 프랑스 EDF, 미국 뉴스케일파워앤레그넘테크. 중국 핵공업집단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된다.
한편 아랍에미리트는 최근 신규 원전 입찰 계획을 공개했으나, 한수원은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르메니아도 신규 원전을 소형모듈형원자로(SMR)로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한국과 프랑스, 미국을 협상 대상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프랑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