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위형 건국대 교수 등, 중수소 활용 디스플레이 첨단 신소재 개발

이정훈 미 노스웨스턴대·구자승 충남대 교수와 공동 연구…국제 권위 저널 AFM 게재

조강희 승인 2024.12.20 07:17 | 최종 수정 2024.12.20 07:43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이위형 건국대 재료공학과 교수와 구자승 충남대 유기재료공학과 교수, 이정훈 노스웨스턴대 재료공학과 박사 등이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를 활용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소재를 개발하는 연구에 성공했다.

20일 건국대학교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중수소를 활용한 새로운 소재 기술을 개발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안정성과 성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대표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 18.5)에 지난달 27일 온라인 게재됐다.

중수소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전자 소자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수소는 원자핵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는 독특한 구조다. 자연계에 극미량 존재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특성 덕분에 첨단 소재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에서는 발광층의 수소를 중수소로 치환함으로써 내열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는 OLED의 수명 연장과 효율 개선으로 이어졌으나 활성층에 중수소를 직접 도입하는 방식은 생산 비용이 비싸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수소를 포함한 절연성 고분자(PMMA, PS)를 유기 반도체와 혼합해 새로운 방식의 상분리 구조를 제안했다. 활성층에 중수소를 직접 도입하지 않아도 고이동도와 열적 안정성은 물론, 지속적인 전압에 따른 성능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었다.

실험 결과 중수소 기반 고분자 블렌드 소자는 기존 범용 고분자보다 뛰어난 전기적 특성과 고온 환경에서 안정성을 보였다. 장시간 전압을 가했을 때도 성능이 유지됐다. 이 기술은 기존 제조 공정과도 호환되며,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고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차세대 유연 디스플레이의 스위칭 소자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수소를 활용한 트랜지스터 기술은 유연성과 내구성이 중요한 응용 분야에서 고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위형 건국대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된 기술은 디스플레이 산업을 넘어 전자 소자의 성능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열어갈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이위형 교수와 구자승 교수는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제1저자인 이정훈 박사는 건국대학교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임수환 건국대 학생과 김민송 충남대 학생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중수소 치환에 따른 양자역학적 계산은 이훈경 건국대 물리학과 교수팀이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통해 수행됐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중성자 산란 실험 협조로 이뤄졌다.

이위형 건국대 교수 등 세 명의 연구자가 개발한 중수소 활용 신소재에 대한 설명 모식도. (c)건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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