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지난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인터배터리 2025’는 국내외 68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3만여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국내 참여기업들은 이번 행사에서 시장 친화적 미래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SDI는 ‘배터리 기술로 업그레이드 되는 우리의 일상, 인셀리전트 라이프(InCelligent Lif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 제품과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참가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의 전시 공간을 확보한 삼성SDI는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가치와 이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력에 따라 6개 존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로봇·정보기술(IT)·마이크로모빌리티 △고출력 전동공구 △에너지저장장치 △자율주행차 △ESG 등을 전시했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회에서 다양한 각형 배터리 라인업과 소재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특히 ‘열 전파 차단(No Thermal Propagation, No TP)’ 기술과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밀도를 구현한 전고체 배터리(ASB)로 각형 배터리의 차별화된 안전성을 강조했다.

‘인터배터리 어워즈 2025’를 수상한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비롯해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의 4개 라인업을 전격 공개했다. 안전성과 용량이 향상된 SBB(Samsung Battery Box) 1.5,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신규 고출력 배터리 등 ESS 제품들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적용된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인 달이(DAL-e)와 배송 특화 로봇 모베드(MobED), 국내 1위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의 자율주행셔틀 로이(ROii) 등 미래형 제품을 전시하며 파트너사와 함께 공동 마케팅도 진행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편리성과 안전성, 혁신적 일상을 실현하는 인셀리전트 라이프를 가능하게 하는 삼성SDI의 우수하고 안전한 배터리 기술을 확인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파우치형·각형·원통형 등 모든 형태의 배터리를 전시했다. 처음으로 공개된 SK온의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실물 모형으로 4680, 4695, 46120 등 3개의 원통형 사이즈가 선을 보였다.
SK온에 따르면 지난해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고 품질 및 생산 공정, 양산성 등을 검증하고 최적화 중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Z폴딩 스태킹(Stacking)과 급속 충전 기술을 적용해 완성된 양방향 및 단방향 각형 배터리도 함께 전시됐다. 가격경쟁력, 성능, 수명, 안정성을 고루 갖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도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처음으로 전시했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하이니켈 NCM배터리의 에너지밀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과 열안정성 등이 균형을 이룬 제품이다. 장(長)수명 LFP배터리도 함께 선을 보였다.

SK온과 SK엔무브가 개발한 전기차용 액침냉각 기술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액침냉각은 배터리 셀 전체를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으로 셀 간 온도 편차를 줄여 충전 시간을 줄이고 수명을 늘린다. 이 시스템에는 무선 배터리 관리도구를 장착해 냉각 효율을 높였다.

SK온은 향후 5년 이내 상용화가 목표인 건식 전극 공정,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배터리, 황화물계 배터리 등 다양한 차세대 기술도 소개했다. 현대차의 전기SUV 아이오닉9이 전시된 공간에서는 SK온의 고용량 어드밴스드 SF배터리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V2L(Vehicle to Load) 기능 등 전기차의 장점과 편의성을 홍보했다.

SK온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SK온의 도전과 혁신을 이번 인터배터리 전시를 통해 확인하셨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전시 아이템과 차세대 기술을 선보여 SK온의 차별적 경쟁력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LS머트리얼즈는 ‘인터배터리 2025’ 전시회에서, AI데이터센터(AIDC)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울트라커패시터(UC) 솔루션과 전기차용 알루미늄 부품을 공개했다.

UC 솔루션은 초고속 충·방전과 고출력 특성을 갖춰 AI 서버 환경에서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한다. 순간 전력 사용량이 큰 데이터센터에도 최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기존 배터리보다 긴 수명과 높은 안전성을 제공한다.

AI 데이터센터의 GPU 시스템에 활용되는 ‘셀듈(Celldule)’은 셀과 모듈을 일체화해 기존 분리형 대비 2배 이상의 성능을 구현했다. 특히, 개별 셀 전압 조절 기능이 추가되어 안정성과 효율성을 한층 높인 것이 특징이다.

UC 업계 최초로 ‘스마트 밸런싱 2.0’을 적용한 ‘UC 기반의 그리드포밍(Grid-forming)’ 솔루션도 공개했다. 이 기술은 개별 셀의 수명을 실시간으로 예측해 전체 시스템 수명을 2배 늘리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변동하더라도 전력 품질을 안정시킬 수 있다.

회사 측은 “현재 글로벌 전력설비 기업인 S사와 솔루션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며, “오는 4월 미국 ‘AI데이터센터월드’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북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하임케이(HAIMK)는 전기차 차체 및 배터리 하우징에 적용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부품을 전시한다. 기존 부품 대비 무게를 약 30% 줄이면서도 동일한 강도를 유지하는 경량화 기술이 적용됐다.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확대해 연내 양산 및 공급에 돌입한다.

고려아연은 이번 전시회에서 비철금속 세계 1위 기업의 제련기술을 기반으로 궤도에 오른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체인을 소개하고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순항 중임을 홍보했다.

부스 중앙부에 설치된 메인 디오라마에서는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의 세계 최초 ‘올인원 니켈제련소’가 생산하는 황산니켈이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에 공급되고, KPC가 양극재의 핵심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흐름 등을 전시했다. 고려아연이 100% 리사이클 원료를 활용해 생산한 전기동이 고려아연 자회사 케이잼(KZAM) 생산제품인 전해동박의 원료로 활용되는 일련의 과정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양한 원재료와 생산 제품 모형을 전시하는 니켈존에서는 국가전략기술 대상에 포함된 ‘황산니켈 관련 제조 기술’과 오는 2026년 말 최첨단 제련 기술로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 세계 최초 ‘올인원 니켈제련소’에 대해 설명했다. 통합공정을 도입한 올인원 니켈제련소는 정광, 매트(Matte), 습식제련 부산 혼합물, 블랙매스 등 다양한 원료를 하나의 제련소에서 처리할 수 있다. 원료 시장 가격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했다.

양극재 생산을 전시한 전구체존에는 자회사인 켐코와 LG화학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KPC)의 독보적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원천 기술을 전시했다. 이 기술은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 받았고, 한국전구체는 올해 1월부터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자회사 케이잼이 생산하는 음극소재인 전해동박의 두께 10㎛(마이크로 미터) 이하 실물도 한 자리에 배치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 축인 2차 전지 소재사업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자립에 기여할 수 있는 세계 제1의 기술력과 자원순환 체계가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점을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동원시스템즈의 ‘인터배터리 2025’ 부스에서는 2차전지 소재인 양극박, 원통형 캔, 셀파우치 등과 기술 역량을 선보였다.

동원시스템즈가 지난해 개발한 초고강도 양극박은 인장 강도가 33㎏f/㎟로 국내 최고 수준이며 일반 고강도 양극박보다 약 20% 이상 강하다. 초고강도 양극박은 전극 제조 공정에서 균열을 방지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절단면 부식 억제 기술을 보유한 동원시스템즈는 원통형 배터리 캔을 연간 5억 개 생산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올해 국내 최초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캔인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 모델을 고객사에 본격 공급한다. 지름 21mm, 높이 70mm 인 기존 배터리에 비해 용량도 5배 이상 높다.

30여년간 알루미늄 캔과 레토르트 파우치 등 식품 포장재를 만들며 쌓은 기술로 자체 개발한 파우치형 배터리도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원통형 캔, 각형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보관 밀도가 크고,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는 공간 대비 효율이 높다. 동원시스템즈는 향후 다양한 두께의 셀파우치를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에 맞춰 생산한다.

정용욱 동원시스템즈 2차전지사업부문 대표이사는 “동원시스템즈는 수년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2차전지 소재 관련 독자기술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2차전지 소재 영역에서 동원시스템즈의 입지가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유미코아 배터리머티리얼즈도 ‘모든 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유미코아의 양극활물질(CAM) 포트폴리오’를 주제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부스에서는 엔트리급부터 프리미엄급까지 전 차급에 적용 가능한 양극활물질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배터리 가치 창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CAM 소재 중 하나인 하이니켈 니켈망간코발트(NMC), 고전압용 미드니켈 NMC 등에 대해 설명했다. 유미코아의 소재 개발 여정과 혁신 기술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한편 원재료 조달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시스템과 탄소 배출 감축 전략 등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유미코아의 노력을 공유했다.

루 준동(Jundong Lu) 유미코아 배터리머티리얼즈 아시아지역 총괄 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신기술 개발이 발전함에 따라 미래 배터리 산업을 선도할 차세대 배터리와 핵심 소재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R&D 역량 강화에 지속 힘쓰고,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최신 배터리 기술에 대한 직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c)삼성SDI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SK온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 (c)SK온

LS머트리얼즈 전시관에서 관객들이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c)LS머트리얼즈
고려아연 인터배터리 부스 조감도. (c)고려아연
동원시스템즈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했다. (c)동원시스템즈

2025 인터배터리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한국유미코아 부스. (c)한국유미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