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운항 중인 선박 내에서 긴급 유지·보수·정비(MRO)를 위한 부품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목포에 위치한 HD현대삼호에서 ‘운항 선박 내 유지보수 부품 자체 제조를 위한 3D프린팅 융합 실증 기술(제품명: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에 대한 최종 평가 및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기술은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울산광역시, 씨에스캠, HD한국조선해양, HMM, 한국선급(KR)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한 과제다. 2025년 12월까지 완료한다. 목표는 운항 중인 선박에서 자체적으로 MRO 관련 부품을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팅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것이다.

기존 대형 선박들은 예기치 못한 고장에 대비해 다양한 예비 부품을 선적하고 출항해야 했다. 그러나 3D프린팅 기술이 도입되면 선상에서 필요 부품을 즉시 제작해 교체할 수 있어, 주문·제작·배송 과정이 단축되고 시간 및 비용이 절약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실증을 통해 실제 선상에서 3D프린팅 장비를 운용하는 것은 물론, 선박 운동 및 진동 저감 기술도 함께 검증했다. 물 위를 항해하는 선박은 지속적인 움직임과 진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3D프린터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이를 저감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3D프린팅 기술의 상업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다양한 부품에 대한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항구와 선박 간 네트워킹을 구성해 필요한 부품을 원격으로 주문하고 인근 항구에서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HD한국조선해양과 협력해 조선용 탄소강 분말소재 개발 등 소재 다변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3D프린팅이 가능한 부품의 범위를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5월 미국선급(ABS)으로부터 ‘운항 선박 내 신속 MRO 대응을 위한 3D프린팅 시스템’에 대해 신기술 사용 적합성 인증(NTQ) 2단계를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조선산업에서 3D프린팅 기술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선박 MRO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선박에 설치된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 제품. (c)HD현대중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