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에너지, 도심 친환경 에너지로 확산

수자원공사·서울시, 광역 상수도 이용 영동대로 환승센터 냉난방 공급

강희찬 승인 2020.09.24 22:05 의견 0

| 연간 온실가스 감축 1000tCO₂·에너지 절감 437TOE·운영비 절약 3억원 기대

광역 상수도를 이용한 청정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도심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사업이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서울시는 2027년 완공되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에 한강수 광역 원수관 물을 활용한 수열에너지를 도입한다. 한강수 광역 원수관은 경기 팔당에서 서울을 경유해 인천 부평까지 관통한다. 이를 위해 양측은 24일 광역 원수관로 활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기본협약과 실시협약도 단계적으로 체결한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사업비 1조 7459억원을 들여 삼성역에서부터 봉은사역까지를 잇는 연면적 11만㎡, 깊이 597m로 지하 7층의 국내 최대 규모 지하 건축물이다. 지하철 2·9호선, 위례신사선, 삼성동탄선, GTX A·C선 등의 통합역사는 물론, 버스환승 정류장과 공공 상업시설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 중인 수도권 1단계 광역상수도 원수를 활용해 4030냉동톤(RT)의 수열에너지가 공급된다. 이를 통해 냉방은 1만 4169kW, 난방은 6846kW 규모를 공급할 수 있다. 

서울시와 수자원공사 등이 기대하는 에너지 절감효과는 연간 437석유환산톤(TOE),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연간 약 1000톤(tCO₂) 가량이다. 전기료 등 운영비도 연간 3억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당초 설치할 예정이었던 연료전지 설비를 수열에너지로 대체해 연료전지 설비비 152억 원과 설치부지 1000㎡ 확보 비용 등 총 205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얻게 된다.

수열에너지는 댐과 하천, 또는 수도관의 물 온도가 여름철에는 기온보다 차갑고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특성을 이용한다. 차갑거나 따뜻한 물의 열을 열교환 장치인 히트펌프를 통해서 에너지로 변환해 실내공기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냉난방 등에 활용한다.

2027년 완공되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 전철역 완성 조감도. (자료=서울시) 


| 롯데월드타워·삼성서울병원 등에 적용…캐나다·프랑스·일본 등도 냉방 활용

해외에서도 캐나다 토론토 지역냉방(7만 5000RT), 프랑스 파리 지역냉방(4만 2000RT), 일본 하코자키 지구 지역냉방(4800RT) 등으로 널리 활용된다. 국내 수열에너지는 민간 부문에서 먼저 시도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정수장 등에서 소규모로 활용하던 수열 에너지를 2014년부터 롯데월드타워에 3000냉동톤 규모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삼성병원과 1만 1390냉동톤 규모의 공급 협약을 체결했고, 경기도 광명시 및 시흥시 일원에 조성 예정인 첨단산업단지에도 수열에너지를 공급하는 등 친환경 물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복합환승센터 수열에너지 도입은 공공 시설에 이를 대량으로 활용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열에너지는 기존 냉난방설비의 냉각탑이 필요하지 않아 도심의 열섬현상과 소음 등을 줄일 수 있고, 지상광장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도시 가치 증대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준근 한국수자원공사 그린인프라부문이사는 ”물을 활용해 온실가스 감축과 쾌적한 도심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며 ”경제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열에너지로 그린 뉴딜의 모범적 대안을 제시할 것“라고 밝혔다.

박상돈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향후 다른 공공 사업에도 수자원공사와 수열에너지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영동대로 광역환승센터 수열에너지 냉난방 사업지 지도. (자료=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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