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이라도’…정부, 석유 유통 현장에 등유 가격 안정 권유

농가·노후주택 기름보일러 연료로 사용…최근 리터 당 가격 1500원 내외

조강희 승인 2023.01.10 23:28 | 최종 수정 2023.01.11 00:43 의견 1

[에너지산업신문]

농가와 노후주택 등에서 기름보일러 등 난방용 연료로 사용하는 등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정부가 주유소 등 유통 현장에 가격 안정을 권유하고 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경기 광주농협주유소에서 최근 등유 가격 및 수급 현황을 시범 점검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등유 가격은 이날 기준 리터당 1505.89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11일 1696.28원을 기록한 최고치에 비하면 200원 가량 떨어졌지만, 지난해 1월 평균 가격인 1098.10원에 비하면 400원 가량 오른 것이다.

휘발유와 가격 차이가 100원 이내인 것도 등유 소비자의 심리적 부담감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휘발유와 가격 차이가 500~600원 내외였으나, 지난 달에는 일간 가격 차이가 최소 0.8원, 최대 30.2원에 불과했다. 더구나 면세유는 등유와 휘발유의 가격이 이미 역전됐다. 개별소비세 인하 한도를 일찌감치 30%까지 적용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등유가격은 2020년과 2021년 10월까지는 리터 당 가격이 790~1000원 사이였다. 하지만 2021년 10월 19일 1003.18원으로 1000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 1월 1100원대 ▲3월 1200~1400원대 ▲5월 1500원대 ▲6월부터 11월 초까지 1600원대를 맴돌다가 최근 일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겨울철 등유 수급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수급 차질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등유가격도 지난해 11월 배럴 당 126.9달러 수준이었으나, 12월 104.7달러, 이달 110.1달러를 기록하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국제 등유제품 국가별 가격은 국제유가 추이와 달리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매주 제품 가격을 발표하는 23개 OECD회원국 가운데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등유제품 리터 당 환산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일본 1088.60원 ▲벨기에 1432.90원 ▲룩셈부르크 1433.20원 정도다. 덴마크는 2737.10원으로 최고 가격이다.

정부는 올해 설 민생 대책 일환으로 취약 계층 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 등유 바우처의 가구당 평균 지원단가를 31만원에서 64만 1000원으로 33만 1000원 인상했다. 동절기 에너지바우처 가구 당 평균 지원단가는 14만5000원에서 15만 2000원으로 7000원 인상했다. 산업부는 주유소 등유 가격 인하 계도와 불법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등유 특별점검반’을 운영해 왔으며, 취약계층 부담 완화 추가 지원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이날 석유공사, 농협경제지주, 한국석유관리원, 에너지공단, SK에너지, 대한석유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과 함께 등유 수급 상황을 확인한 뒤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유 국장은 “리터 당 1500원대의 등유가격은 동절기 기름 보일러 등을 활용하는 취약계층에게는 여전히 큰 부담”이라며 “등유의 주된 소비자가 취약계층이라는 점을 감안해 업계에서 겨울철 가격 안정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0년 1월 첫 주부터 2023년 1월 첫 주까지의 실내등유 가격 추이(초록색 선). (c)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캡처
유법민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오른쪽)이 10일 경기광주농협주유소의 등유 주유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c)산업통상자원부
10일 경기광주농협주유소의 유종별 제품 가격표. (c)에너지산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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