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고전에서 배운다] ① 중간, 도대체 어디를 말하는 건가요
온화함과 엄숙함, 위엄 있음과 사납지 않음, 공손함과 편안함 사이
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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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12:00 | 최종 수정 2024.07.1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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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신문]
에너지산업에는 다양한 기업이 있습니다. 에너지산업 기업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전은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겨 놓은 기록을 수백 수천년을 걸쳐 검증하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온, 미래까지 관통할 수 있는 지혜입니다. 에너지산업신문은 다양한 에너지산업 기업의 에너지산업인들이 동서양 고전에서 배울 수 있는 인간관계의 지혜를 매주 금요일 연재물로 게재합니다. -편집국-
온화하면서도 엄숙하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고, 공손하면서도 편안한 사람(溫而厲 威而不猛 恭而安, 온이려 위이불맹 공이안, 논어(論語), 술이(述而), 37).
사회 생활은 넓게 보면 직장이나 사업 관계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영역입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너는 도대체가 중간이 없구나!” 하는 말을 듣습니다. 나 자신이 그 말을 들으며, 때로는 고쳐 가며 살아 왔기에 어엿한 ‘중간’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그 말을 계속해서 들었고 지금도 듣고 있다면, 그리고 뭔가 바뀔 생각이 있다면 언젠가는 중간을 찾아갈 것이고 그 말을 듣지 않는 ‘중간’이 된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위 문장은 논어가 공자의 인품을 이상으로 제시한 문장입니다. 논어는 앞에서 말한 ‘중간’이 없다는 말의 바로 그 중간(中間)의 훌륭한 모델 가운데 하나를 여기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온화한 사람은 추진력이 없거나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상황에서 때때로 엄격함을 발휘해야 합니다. 세상이 말하는 ‘좋은 사람’을 뜯어보면 부드럽기만 하고 방향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온화한 가운데서도 위험을 만나거나 기회가 왔을 때 신중하게 결정하고 과감하게 결단할 줄 아는 사람이 ‘중간이 있는’ ‘중간을 아는’ 사람이 아닐까요.
위엄이란 상대방이 두려워할 정도의 권세와 위력인데, 이것을 갖출 수 있다면 여러 모로 좋은 일입니다. 앞의 것과 연결해 보면 온화한 친화력은 갖추되, 상대방이 우습게 얕잡아볼 정도로 자신을 내려놓지는 않아야 합니다. 어느 정도 선은 그어 두고, 그 안으로 누군가가 함부로 들락날락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사납게 굴어도 안 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접근 자체를 꺼리게 됩니다. ‘중간이 없는’ ‘중간을 모르는’ 사람은 사람을 들이지 못하고, 사람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공손하고 예의바른 사람은 매사에 조심하고 삼갑니다. 하지만 이 같은 성향도 지나치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교류를 계속하면서 서로 친밀도가 높아지면 일정 선까지는 경계를 풀어 줍니다. 공손과 예의를 지키는 가운데 상대방이 편안하게 느끼고, 자신 역시 상대방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변형을 줄 필요가 생기는데 그 적절한 때를 아는 것 역시 인간관계의 ‘중간’을 아는 지혜입니다.
최웅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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