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고전에서 배운다] ③ 아는 사람만 안다, 중간의 매력

균형자의 자리에서 현명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바라보며 할 수 있는 일

최웅 승인 2024.07.05 23:48 | 최종 수정 2024.07.06 00:02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에너지산업에는 다양한 기업이 있습니다. 에너지산업 기업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전은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겨 놓은 기록을 수백 수천년을 걸쳐 검증하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온, 미래까지 관통할 수 있는 지혜입니다. 에너지산업신문은 다양한 에너지산업 기업의 에너지산업인들이 동서양 고전에서 배울 수 있는 인간관계의 지혜를 매주 금요일 연재물로 게재합니다. -편집국-

어질고 착한 사람을 보면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본받아 그와 나란히 설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보면 나에게도 좋지 않은 면이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스스로 성찰해 보아야 한다(見賢思齊焉, 見不賢而內自省也, 견현사제언, 견불현이내자성야. 논어(論語), 4 이인(里仁), 17).

어중간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흐릿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말입니다. 완전한 중간도 아니고, 각 방향의 끝은 더더욱 아닙니다.

하지만 어중간은 극중(極中), 그야말로 엄격한 중간인 중앙(中央)이 아닌 적절한 중간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편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균형있게 모든 방향을 바라볼 여유가 있는 곳이 바로 중간입니다.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이 자신의 오른쪽에 선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 사람은 나에게 없는 좋은 면을 고르게 갖췄습니다. 고개를 돌려 왼쪽에 선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 사람 역시 나에게 없는, 아니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면을 두루두루 갖고 있습니다. 중간의 자리는 이 모두를 보면서 생각이 깊어지는 위치입니다.

오른쪽을 보면서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기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주눅이 들어서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해 버리는 사람도 있죠. 왼쪽을 보면서 어떤 사람의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비난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잔꾀와 술수만 들어 있는 행동을 눈감아 주는 것을 넘어서서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죠. 세상에 이같은 유형이, 아니 더욱 다양한 종류의 인간이 있는 것은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사람은 많고, 각자가 생각하는 현명함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위에 열거한 사례는 모두 양극단(兩極端)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는 그 가운데를 찾아야 하죠. 좋은 사람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보다 그 사람의 좋은 면을 따르고 싶어 하고, 끊임없이 모방해 보면서 그 사람과 버금가는 사람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양극단의 사이, 중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슬기롭지 못한 어떤 사람의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허물은 조용히 덮어줄 수 있겠지만, 내면의 소리로 자신을 깨우치고 스스로 고칠 점을 찾아 깎아 나가는 것이 중간이 아닐까요.

이 구절은 ‘견현사제(見賢思齊)’라는 말과 ‘자성(自省)’이라는 말의 유래입니다. 견현사제는 바른 사람을 만나면 나도 그와 버금가게, 비견될 정도로 바르게 되기 위해 목표를 세우라는 뜻입니다. 시간은 걸려도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에 다다르는 것이 인생입니다. 곧 빨리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레 겁먹지 말고, 애쓰기는 귀찮으니 부러워하는 자체로 만족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성 또는 내자성(內自省)은 스스로 속으로 살피고 뉘우친다는 뜻입니다. 저 역시 자성이 자아성찰의 준말인 줄로만 알았고, 이같은 정확한 출전(出典)이 있음은 이 글을 쓰면서야 처음 알았습니다. 살피고 뉘우치는 것이 떠들썩할 필요는 전혀 없고, 진짜 살핌과 뉘우침은 자신 속으로 마음 속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견현사제와 자성을 합친 것이 자기계발(自己啓發)이라면, 그것을 위한 장소는 결국 중간입니다. 중간을 찾는 데에 골몰한다면 보아야 할 현명한 이와 그렇지 못한 사람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양쪽이 그저 한눈에 보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적당한 곳에 섰다면 이제는 목표를 세울 시점입니다. 당신의 목표 수립과 달성,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최웅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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