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에너지 산업] 원자력 강국 프랑스, 재생E 대규모 투자에 한국 주목

현지 해상풍력발전 계획에 한국산 설치선 수입 급증…태양광도 10배 확대

이종훈 승인 2024.08.30 15:51 | 최종 수정 2024.08.30 15:52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원자력 강국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한국산 해상풍력발전 설치선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3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20.7% 수준인 최종 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2030년 33%로 잡고, 전력 생산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또한 40%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법으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2035년까지 해상풍력 관련 직간접 고용은 현재의 4배로 늘어나고, 향후 15년 동안 투자액 목표는 400억 유로 이상이다.

터빈 블레이드 등 기자재를 운반해 설치하는 해상풍력 설치선(WTIV)은 2020년 현재 전 세계에 16척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특수선박은 프랑스 내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항해선을 제외한 특수기능선박, 부선거, 부유잠수가능 시추대 작업대 등 HS코드 8905를 모두 설치선으로 포함할 경우 지난해 프랑스가 전 세계에서 수입한 설치선은 총 2억 440만 달러어치다. 이 가운데 한국산 비중은 99%로 2억 247만 달러에 달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한화큐셀이 현지에서 인수한 기업과 한화오션과 함께 풍력발전 설치선을 설계·건조하고 있다.

현지 정부는 2022년 재생에너지 대규모 개발 및 신규 원전 개발 계획, 재생에너지 신속 전환 사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태양광발전 설치 용량을 10배 확대해 100GW 이상, 해상풍력발전소를 50개 건설해 40GW 도달, 육상풍력 발전량을 두 배 늘려 40GW로 목표를 잡았다. 해당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생산 촉진법’도 지난해부터 발효됐다.

해상풍력 주요 부품은 터빈을 구성하는 나셀과 블레이드, 구조물에 해당하는 타워, 파운데이션 등이다. 지멘스가메사, 베스타스윈드 등이 주요 공급사다. 현재 프랑스에서 운영 중이거나 계획 중인 대부분의 풍력 발전 단지는 영국 도버-프랑스 칼레 해협이나 대서양에 위치해 있다. 바람, 파도, 해저 깊이와 같은 자연적 특징과 전력망이 해상풍력 단지 건설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현지에서 완전 가동 중이거나 계통 연결 중인 해상풍력 발전 단지는 세 곳으로, 총 1.5GW 규모다. 2030년까지 현지에 115억 유로를 들여 총 3.5GW의 해상풍력단지 7곳을 건설한다. 이를 포함해 2035년까지 약 15개의 해상풍력 단지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한편 현지 육상풍력도 총 22.3GW에 이른다. 2024년 1분기 프랑스 풍력 발전량은 해상풍력 0.97테라와트시(TWh) 등 15.8TWh로, 이는 프랑스 전력 소비량의 15.5%다. 2022년 완공된 생-나제르(Saint-Nazaire) 해상풍력 단지에는 총 80개의 터빈이 설치됐다. 올해 5월에 완공된 500MW 규모의 페캉(Fecamp) 해상풍력 단지에는 71개의 터빈이 설치됐다.

프랑스 남부 파라망-포르-생루이-뒤-론(Faraman-Port-Saint-Louis-du-Rhone) 풍력발전소도 시범 운영 중이다. 부유식 풍력 터빈 효과 테스트를 위한 두 개의 다른 시범 프로젝트도 프랑스 남부 지중해 지역에 계획돼 있다. 프랑스는 녹색 성장을 위한 에너지 전환법(LTECV)에 따라, 재생에너지 전기 생산자가 시장에 직접 판매할 경우 실제 판매에 따른 수입과 기준 가격 차액은 정부가 보너스로 지급한다. 해상풍력은 기준 가격이 경쟁 입찰 과정에서 생산자에 의해 정해진다.

유럽 여러 나라 가운데 프랑스는 해상풍력발전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다. 2022년 유럽 내 5800여 개의 해상풍력 터빈 가운데 프랑스에 설치된 것은 27개로 비중이 0.5% 미만이다. 해상풍력발전 시설 공급망은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프랑스 생-나제르(Saint-Nazaire) 지역에는 세계적인 해양변전기업 샹티에 아틀란티크(Chantier Atlantique)가 있다. 블레이드와 나셀 건설 기업인 GE 자회사 LM 윈드파워(LM Wind Power)는 셰르부르, 지멘스가메사는 르아브르 지역에 있다. 풍력 터빈 및 해상풍력 케이블 제조 기업 프리즈미안(Prysmian)과 넥상스(Nexans)도 프랑스에 있다.

프랑스는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아일랜드, 독일,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룩셈부르크와 함께 북해 해상풍력 단지에 속해 있다. 유럽 내 터빈 설치가 계속해 증가하면서, 해상풍력 설치선(WTIV)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건조한 대형풍력발전설치선. (c)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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