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이 주인되는 자랑스런 협회 만들 터” 각오 다져

유정범 한국열관리시공협회 회장, 회원 권익보호·투명한 협회 운영 강조

강희찬 승인 2020.08.20 23:44 | 최종 수정 2020.08.29 00:17 의견 0

“선출과 동시에 임기가 시작됐는데, 코로나19 확산에 사상 최장 기간 장마에 눈코 뜰 새가 없더군요. 여름 지나면 금방 겨울 되잖습니까. 매년 여름 음으로 양으로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돕는데, 올해는 큰 수해까지 겹치니 저희 회원들이 생업을 제쳐두다시피 하고 봉사활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유정범 신임 한국열관리시공협회 회장(65·사진)은 중앙회와 전국 지역회원들을 이끌고 지난 11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강원 철원, 전남 구례 곡성, 경남 합천 등의 침수 지역 가옥 난방시설 점검과 수리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열관리시공협회 회원들이 수해지역 침수 가정의 보일러 등의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가 이끄는 봉사단은 1000여명의 기술인력과 에어콤프레서, 히팅건, 보일러 공구 등 전문 장비를 수송할 차량 600여대가 전국 각지로 출동했다. 협회는 열관리시공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 복리 증진을 위한 산업부 소관 법정 단체인 동시에 업계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교육기관이다. 더불어 각종 국가 재난 시 복구와 구조활동을 담당하는 전문 기관이기도 하다.   

유 회장은 “침수피해복구에 참여한 회원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전국에 산재한 열관리시공인들과 함께 재난이 일어난 곳에는 언제든지 달려가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취임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그가 경기도 김포 소재 한국열관리시공협회 중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19일 기준으로 딱 20일이 지났다.

그가 회장이 된 한국열관리시공협회는 올해 9월 말이면 설립된 지 만 41년째가 된다. 현재 난방시공업(1·2·3종), 가스시설시공업(2·3종) 등 업종 대표자 2만 50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전국 지역 조직은 시·군·구 단위로 운영되며 중앙회 시·도회, 서울시구회, 지부·지회 등 총 183개 조직을 갖췄다. 

유 회장은 가장 우선해야 할 업무 중점으로 회원 권익보호를 꼽았다. 특정가스시설 보일러 시공권 확보, 친환경보일러 시공권 확장, 시공자격 검증 제도 도입, 면허대여 감시제도 도입 등이다. 회원사들의 업역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유 회장의 설명이다.

유정범 한국열관리시공협회 회장이 업계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최근 스마트 건설이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점차 확산됨에 따라, 건설업 구조개편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현장의 난방 관련 일감이 이를 빌미로 통합발주 시스템에 편입되면, 회원사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유 회장의 진단이다.

최근 이같은 변화의 흐름을 타고 업황이 다소 어려워지는데도 회원들이 중앙회 주관으로 전개하는 봉사활동에 열심인 것을 보면, 그는 애잔한 마음이 들다가도 더욱 굳세게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한다. 

“이모저모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협회가 나아갈 길은 간단합니다. 회원들을 중심에 두고 일하면 됩니다. 긴 설명은 불필요해요. 그런데 제가 매년 봉사활동 나가고, 또 전국 각지에 봉사하신 회원분들 만나면 더 놀라는 게 있습니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업계가 위축되면 그럴수록 더 많이 봉사활동에 나오시는 겁니다. 이번만 해도 그래요. 자원봉사 나간다고 누가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닌데도 그렇게 열심이더라구요. 침수된 보일러 부품 같은 것도 일부는 제조사에서 지원받았지만, 대부분 회원사들이 직접 구입해서 달아주거나 베테랑 기술자들이 새로 만들다시피 해서 달아준 것들이에요. 이렇게 정성을 다하는 회원들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건설업 구조개편, 보험제도 개선, 회관 건축 등 산적한 현안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게 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유 회장은 협회에서는 도봉·강북구회장과 중앙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유원하우징파트너, 유원개발, 유원스마트홈 등 전문건설업체를 이끌면서 한국소비자원에서는 건축설비 분야 분쟁조정 전문위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유정범 열관리시공협회 회장이 협회기와 회원 현황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최근에는 현장과 동떨어진 친환경보일러 설치 관련 기준을 정비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기관리권역 내 1종 친환경보일러 설치 의무화가 이뤄졌지만, 그 조건으로 응축수 배수구와 상향식 배기구가 확보된 경우에만 설치할 수 있는 것은 문제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실제 현장은 2종보일러를 설치할 수 밖에 없는 곳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견을 환경부 실무진과의 협의기구를 통해 전달하자, 최근 긍정적인 반응이 왔다. 유 회장은 2종 보일러를 설치해야만 하는 현장을 실사하고, 설치 및 안전기준을 각 설치 환경에 맞출 것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유정범 회장은 또 투명한 협회 운영을 위해 정관과 규정을 정비하고, 부회장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운영감사도 분기별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 명칭 변경 역시 장기 과제 가운데 하나로 올려 놓았다. 공모를 통해 새로운 협회명 후보는 이미 다섯 개 정도로 모아졌다. 현 명칭은 일반인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긴 다소 어렵지만, 역사와 전통이 있다. 특히 오랜 기간 함께 해온 회원들은 현 명칭에 애착이 큰 편이다. 그래서 회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자세히 들어야 한다고 유 회장은 강조한다.  

전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인 만큼 열관리시공협회 회장의 자리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는 그.  

“보궐 선거를 통해 회장이 된 만큼, 임기가 다소 짧습니다. 그런 데다가 제도 개선, 업역 보호, 협회 재정 강화, 홍보 활성화. 뭐 한 가지 쉬운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회원들과 함께 힘을 합친다면 온전한 임기를 보장받은 회장보다도 할 수 있는 게 많을 거라고 봅니다. 거기에 에너지 전문 언론까지 도움을 주신다면 금상첨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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