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에너지 시장, 천연가스 업계 대처도 달라져야

가스연맹, ‘대한민국 가스산업의 현재와 미래’ KGU안보포럼 개최

조강희 승인 2024.08.26 11:43 | 최종 수정 2024.08.26 11:52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시장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국내 업계의 대처 방향도 달라져야 합니다. 국가 주도 모델, 경제 급전, 공기업 중심은 과거의 모델이고, 실시간 전력 시장, 민간 시설 용량이 확대된 만큼 고객 수요를 충족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자율적 모델을 도입해야 합니다.”

한국가스연맹은 26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서울에서 KGU(한국가스연맹) 안보 포럼을 개최했다. 기조 발제를 맡은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시장과 고객을 중심으로 해외 트레이딩과 해외 자원개발 활성화, 주배관망 서비스 다양화를 지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진표 변호사는 “유럽과 중동 등의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해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지의 에너지 공급망 관리 실패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역시 불안해졌다”며 “글로벌 가스 산업 역시 공급자 수요자가 함께 증가하고, 현물(스폿) 시장이 규모가 확대되는 등 생태계가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헤게모니 갈등과 경제 블록화, 재생에너지의 기상 의존성과 간헐성 대응 곤란, 독점유틸리티와 직도입사의 효율 문제, 정부의 전력시장 개편, 에너지 안보 위기 등 다양한 쟁점을 함께 짚었다.

발표 후 김준기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장이 좌장으로,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대표, 백철우 덕성여자대학교 교수, 이종수 서울대학교 교수,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 등이 참여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하고, 겨울 가스 가격 불안도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 위기를 통해 어떤 대처 방안을 도출할지 고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선진국처럼 가스발전사들이 적정한 기간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 재고를 미리 확보해야 한다”며 “2022년 국제가스 가격이 역대급으로 낮았을 때 선제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은 상당히 아쉽지만, 가스공사가 국제 트레이딩 역량을 강화하고 제도를 보완할 필요성을 확인한 계기”라고 덧붙였다.

백철우 덕성여자대학교 교수는 “가스공사가 민간 기업과 건강한 긴장 관계를 가지고 함께 해야 한다”며 “공정 경쟁 논란과 민간 공공 갈등을 해소시킬 수 있는 전기-가스-수소 등을 통합 규제하는 기구가 반드시 필요한데, 국회에서 관련법이 폐기된 점은 상당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장기 수급 계획 오차를 줄이기 위해 계획 주기와 민감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고, 경제적 이익과 공공 정책을 조화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수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수금이 요금 상승 압력이 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연료비 연동제가 필요하다”며 “수요 과소 예측에 따른 현물 물량 증가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또다시 작용한다”며 “설비 비중은 많아지고, 발전 비중은 적어지면서 ‘국가 계획’은 무의미해지고 있는 만큼, 개별 기업의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도입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물 물량 증가는 장기 계약을 더욱 강화해 물량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며 “가스공사, 한전 등 경영 환경 변화가 심각한 시장형 공기업은 이사회 중심의 자율 경영 책임 경영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안정적 효율적인 전력과 열 공급이 국내 경제와 산업에 가장 중요하다”며 “송전망이 없이는 전기를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육로와 해상 운송을 통해 얼마든지 가스와 석유를 유연하고 청정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수도권에 유연성이 있는 연료인 LNG를 기반으로 하는 발전소를 짓고, 이를 수소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며 “이것이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에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이라고 덧붙였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천연가스 도입에서 가격 변동성을 완충할 수 없으므로, 원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가스공사는 재정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납입 자본금은 1.7조원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세계 정세 불안과 코로나19 등의 위기 상황에서 미수금을 떠안고 국민들에게 혜택을 돌려 드리는 데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 서울에서 제1회 KGU 에너지안보포럼이 개최됐다. (c)에너지산업신문
최연혜 한국가스연맹 회장 겸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c)에너지산업신문
박진표 (법)태평양 변호사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c)에너지산업신문
이종수 서울대 교수,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대표, 김준기 서울대 교수, 백철우 덕성여대 교수, 조홍종 단국대 교수, 박진표 변호사 등이 패널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c)에너지산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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