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산업통상부는 올해 마지막 비축유(석유)를 실은 유조선이 석유공사 거제 석유비축기지에 도착하면서 정부가 확보한 비축유 물량이 총 1억 1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유조선을 끝으로 2014년부터 이어져 온 제4차 석유비축계획은 종료됐다. 제5차 석유비축계획은 석유수요 등에 탄력 대응하기 위해 2026~2030년 5년간 현재 1억 10만 배럴에서 250만 배럴을 더해 2030년 1억 260만 배럴을 비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글로벌 석유수요 정점이 2030년 전후로 예상된다고 보고 이같은 계획을 세웠다. 5차계획은 대량 확보보다는 공급망, 국내 석유수요 변화 등에 중점 대응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바꿨다.

국내 산업 여건, 수요 변화에 맞춰 원유 및 석유제품 비축물량을 일부 확대하는 한편, 업계 선호 유종 변화에 따라 국내 중질 유종 비축원유 일부를 경질 유종으로 교체했다. 비축시설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재난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매설배관, 비축탱크 검사 후 노후시설을 교체하는 한편, 소방시설도 개선하기로 했다.

1~2차 오일쇼크 후 1980년부터 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15조에 따라 석유비축계획을 수립해 이를 이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석유 수급 위기에 대비해 비축유 확보에 힘써 왔다.

비축유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민간 부문에서도 0.95억 배럴을 비축 중이다. 1억 9500만 배럴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정한 일일 순 수입량 기준 210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우리나라의 석유비축량은 IEA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많다.

한편 정부는 1~4차 비축계획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비축유를 확보한 것으로 자체 평가를 내렸다. 정부의 1차 계획은 1980~1989년, 2차는 1990~2003년까지 기간이었으나, 2차 계획 중 석유수요가 비약적으로 증가해 1995년에 이를 수정한 3차 계획을 수립해 2013년까지 실행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석유 비축 시설. (c)한국석유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