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 크레딧, 강원도와 대한석탄공사의 미래

탄광 폐광지 유휴부지 이용 친환경 사업…지역경제·주민생활 동시에 향상 / 오병호

에너지산업신문 승인 2024.10.07 01:34 | 최종 수정 2024.10.07 02:08 의견 5

[에너지산업신문]

국내 석탄 산업의 중심지인 강원도는 한 때 전 국민의 에너지 문제를 혼자 짊어지고 가는 일꾼이었다. 탄광 산업이 절정에 이르렀던 1970년대에는 180만명이 넘는 인구가 살았다. 하지만 석탄 산업이 쇠퇴한 결과 꾸준히 줄어들어 현재는 150만명 대에 머무르고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강원도 내에는 폐광지 인근 주택단지와 학교, 병원, 관공서 등이 폐건물과 유휴 부지로 꽤 많이 남아 있다. 이같은 곳에 스마트팜, 폐식용유 전환 친환경 항공유 제조시설 등을 짓고, 여기서 경제 활동을 통해 저감된 탄소만큼을 크레딧(credit)으로 발행해 탄소 배출권이 필요한 기업에 이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더욱 투명하게 크레딧을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다.

대한석탄공사와 강원도가 보유한 유휴부지 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면 석탄공사가 사라진 뒤에도 남아 있게 될 2조 5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직접 해결할 수 있다. 전액을 변제하기 위해서는 시일이 꽤나 걸리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다. 이는 강원도의 경제 활성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폐광지에서 행해지는 탄소 크레딧 기반 경제 활동은 그 자체로 기후변화 대응 및 자연 보호와 개인의 이윤 추구가 같은 방향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훌륭한 체험 교육 자료가 된다.

이같은 탄소 크레딧 프로젝트는 자연스럽게 기업과 지역 주민의 상생 협력으로 이어진다. 석탄산업 퇴출에 따른 실업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지역 주민,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애쓰는 기업이 만나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다.

탄소가 주성분인 석탄 산업이 쇠퇴한 강원도의 지역 경제를 다시 한 번 활성화하기 위한 해결책이 바로 탄소 크레딧이다. 이같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반드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탄소 크레딧이야말로 강원도의 미래, 대한석탄공사의 미래다.

오병호 (작가, 한국재정지원운동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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