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고려아연은 중국의 수출규제 1호 품목이었던 갈륨 회수 공급 공장 신설을 위해 2027년 말까지 온산제련소에 55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투자 결정은 국내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고, 연구소와 핵심 기술진을 중심으로 ‘최신화한 갈륨 회수 기술’ 상용화와 최적화에 성공하면서 공장 신설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 설명이다. 2028년 상반기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 상업 가동에 돌입하면 연간 약 15.5톤의 갈륨을 생산해 약 110억원의 이익(갈륨 가격 1kg당 920달러 기준)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갈륨은 반도체와 LED, 고속 집적회로 등 주요 첨단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쓰인다.
갈륨은 우리나라 정부가 자원안보특별법에서 정한 핵심광물 33종 가운데 하나로도 지정돼 있다. 미국 정부도 에너지법에 따라 정한 ‘중요 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에 갈륨을 포함해 국가 안보 측면에서 엄격하게 관리한다. 세계 갈륨 생산량 약 762톤의 98.7%(2024년 기준)를 담당하는 중국이 대미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갈륨은 더욱 중요성이 커졌다.
고려아연이 신설공장에서 갈륨 생산을 본격화하면 공정 부산물에서 또 다른 전략광물인 인듐까지 매년 16톤 이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인듐 가격을 1톤 당 5억원으로 계산하면 80억원 수준의 추가 이익을 낼 수 있다. 인듐은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소금속이다. 최근 5년간 가격이 약 2배 상승했다. 고려아연은 2024년 기준 연간 약 150톤의 인듐을 생산하며 전 세계 인듐 수요의 약 11%를 책임지는 세계 최고 인듐 제련기업이다. 이는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1위의 실적이다. 인듐 역시 중국이 전세계 수요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한편 최근 고려아연의 ‘아연 제련 공정에서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이 지난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 최종 포함됐다. 이 기술은 아연 제련업계에서 희소한 기술로 고려아연만 유일하게 상용화해 경쟁사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해당 기술로 고려아연은 전 세계 아연 시장 점 유율 1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고려아연은 ‘니켈 함량 80% 초과 전 구체 설계·제조 공정 기술’로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으로 등록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의 수출통제와 세계적 공급 불안,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치열한 광물 확보전 등 국가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갈륨 등 전략광물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당사는 전략광물 투자와 기술 향상 노력으로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가운데)과 회사 관계자들이 생산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c)고려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