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리튬 망간 산화물(LiMn₂O₄)을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망간 이온(Mn²)으로 전환하고, 이를 레독스 흐름 전지(RFB) 전해액으로 직접 활용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이 공정은 특히 900℃ 이상의 고온(高溫) 및 강산(强酸) 처리와 물 소모량이 많은 기존 제련 공정과는 달리 전기화학 반응만을 이용하는 친환경 공정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에너지 소모나 환경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자원을 회수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 순환기술을 구현했다.
6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한요셉 박사가 이끄는 자원활용연구본부연구진은 폐배터리에서 얻은 리튬 망간 산화물을 단순 분해하지 않고, 전기화학 반응을 유도해 망간 이온으로 전환한 뒤 전해액에 적용했다. 초기 성능은 기존 황산망간(MnSO4) 기반 전해액과 유사했고, 전지를 250회 사용한 후에도 에너지 효율이 70% 이상을 나타내는 점을 확인했다.
전해액은 이후 수소이온 농도(pH) 조절만으로 망간과 리튬을 손쉽게 분리해, 재사용할 수 있는 전구체로 전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폐배터리를 전해액으로 활용하고, 다시 신규 배터리 소재로 전환하는 자원 순환형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 된다.
특히 연구팀은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로 주목받는 아연-망간 제어 분리막(멤브레인) 하이브리드 레독스 흐름 전지 구조를 통해 고전압과 장기 사이클 안정성 확보에도 성공했다. 앞으로 고효율 장수명 에너지저장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요셉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존 재활용 기술의 복잡성과 환경적 부담을 극복한 데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폐배터리 자원의 효율적 순환과 에너지 저장 기술 고도화를 통해,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고순도 천연흑연/청록수소 생산 및 공정 부산물 활용 기술 개발’ 과제(GP2025-031, 과제책임자 노기민 박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는 부산대 박민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국제 저널 ‘스몰(Small)’에 게재됐다.
한요셉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왼쪽 위) 연구진이 레독스 흐름전지를 활용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신기술을 개발했다. (c)한국지질자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