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한국석유공사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석유수급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24일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울산비축기지를 직접 방문해 비축유 재고 현황 및 비상방출태세를 점검했으며, 전날 긴급 점검회의도 주재했다. 이란 의회는 22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석유공사는 정부의 석유수급 위기 대응 체계에 맞춰 총괄반, 전략비축확보반, 국제공동대응반, 해외원유도입반 등으로 구성된 ‘석유위기대응 상황반’을 가동 중이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상황반은 24시간 체제로 전환돼 국제 유가 변동과 국내외 석유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단계별 대응조치 방안도 점검을 마쳤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민간을 합쳐 국제에너지기구(IEA) 권고 기준인 90일분을 크게 웃도는 총 206.9일분의 비축유를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석유공사가 전국 9개 비축기지에서 관리하는 정부비축유는 116.5일분에 달한다. 울산비축기지는 약 14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하고 있으며, 비상방출 시 인근의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정유사에 원유를 공급하게 된다. 석유공사는 국내 원유도입 차질, 민간 원유재고 급감 등 석유수급 위기 발생 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정부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는 긴급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1991년 걸프전,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1년 리비아 사태, 2022년 글로벌 고유가 대응협력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총 5차례에 걸쳐 국제사회와 공조해 정부비축유를 방출했다. 정부가 긴급방출을 결정하면 국내 정유사에 배정된 물량만큼 송유관 또는 유조선을 활용해 즉시 방출한다.

또한, 석유공사는 중동 산유국의 국영석유사를 포함해 7개사와 총 2313만 배럴 규모의 국제공동비축 계약을 맺고 있다. 원유 수급 불안 등 국가 에너지 위기 발생 시 최대 계약물량까지 우선구매권을 행사해 국내에 도입할 수 있다. 해외에서 생산 중인 원유와 해외 파트너사 물량 일부도 정부 반입 명령 시 도입하는 다층적 수급위기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회의 후속조치로 사장 등 경영진이 직접 비축유 방출태세를 확인하는 긴급 현장 점검을 하고, 정유사, 대한송유관공사 등 관계기관과 비축유 방출 세부 실행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석유공사는 현 사태가 장기화되더라도 국내 석유공급에 지장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며, 정부와 긴밀하게 공조해 국내 석유수급 안정과 에너지안보 확보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석유에 대한 중동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정세 불안에 따른 수급위기 발생 시 석유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비상시 국내 석유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더욱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석유 수급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석유공사는 위기대응의 최전방에 선 국영석유사로서 철저한 태세점검과 치밀한 실행계획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모습. (c)한국석유공사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가운데)이 24일 울산비축기지에서 비상방출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c)한국석유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