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한국전기연구원 전지소재·공정연구센터 남기훈 박사팀이 전고체전지의 안전성과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차세대 배터리를 상용화할 수 있는 ‘중간층(Interlayer)’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리튬금속은 기존 흑연보다 10배 이상 높은 에너지 저장 능력을 지녀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지상 결정(dendrite)으로 인해 단락 및 수명 저하 문제가 지속돼 왔다. 특히 고체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전지에서도 리튬금속과의 계면 불안정성이 큰 장애물로 작용해 왔다.
남기훈 박사팀은 리튬 저장이 가능한 삼원계 화합물(Li₂ZnSb)을 활용한 중간층을 설계하고, 이를 얇은 막 형태로 코팅한 뒤 리튬금속 음극 위에 ‘전사(transfer printing)’ 방식으로 부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중간층은 리튬금속과 고체전해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며, 계면의 화학적 반응을 억제해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적용해 실제 파우치셀 구조의 전고체전지를 제작하고, 낮은 가압 조건(2 MPa)에서도 250사이클 동안 92% 이상의 용량 유지율과 320 Wh/kg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 이는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성과로 평가된다.
해당 연구는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Energy Letters’에 게재되었으며, 논문의 Impact Factor는 18.2로 해당 분야 상위 4.1%에 해당한다.
박철민 금오공대 교수팀과 협력해 소재의 리튬 저장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향후에는 장기 성능 평가 및 공정 최적화 연구를 병행해 상용 전지 제조 공정에 적합한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최정희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은 “전고체전지 성능의 핵심인 계면 안정화를 통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하윤철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미래 모빌리티 및 ESS 산업에서 우리의 기술이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기훈 박사(왼쪽)와 김가람 연구원(오른쪽)이 중간층을 만드는 롤프레스 장비 앞에서 성과물을 선보이고 있다.(c)한국전기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