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트홀과 과속방지턱, 자동차도 관절염 앓는다

충격 반복 시 승차감 부품 손상…수백만 수천만원 수리비 물어야 할 수도

에너지산업신문 승인 2020.09.02 23:01 의견 0

태풍과 장마철 집중호우로 도로 곳곳에 포트홀이 아직도 방치돼 있다. 아스팔트 포장이 약해진 상태에서 화물차나 대형차의 차량 하중이 반복되면 부분적으로 패이고 부서진다.

폭우로 많은 양의 빗물이 스펀지 현상으로 도로포장 균열부에 스며들어 연약해진 상태에서 포장재가 떨어져 나가고, 파손범위는 점점 커지고 포트홀 발생 신고 건수가 지자체마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하고 있다.

포트홀은 집중호우의 원인도 있지만, 대형차나 과적 화물차의 차량 하중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피해는 승용차가 주로 본다. 폭우로 파인 포트홀을 과속으로 지나가면 차체에 심한 충격을 받게 되고 타이어나 휠 파손은 물론 고가의 승차감 부품인 쇼크업소버가 손상된다.

동네마다 널려 있는 과속방지턱도 규정보다 높거나 크기 때문에 자동차도 관절염에 걸리고 차체 골병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가 과속방지턱 유난히 많은 이유는 안전운전의무불이행과 조급운전 때문이다. 과속방지턱은 주거밀집지역이나 보행자 보호를 위해 설치되는 안전시설이며 반드시 속도를 감속해야 하는 위험구간이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는 일부 운전자들 때문에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폭 3.6m, 높이 10cm 보다 높게 설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규정보다 높으면 차체가 낮은 승용차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과속방지턱을 지나치면 차량 하체의 충격 피로가 누적되어 자동차도 관절염에 걸리게 된다. 인간의 관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쇼크업소버는 고급차는 에어(Air) 방식이며 일반 승용차는 가스나 유압 방식이 적용된다.

자동차 소모성 부품 중에서 가장 고가(高價)이며 도로 충격을 흡수하면서 적절하게 감쇠 시켜 차체의 진동과 아래위 그리고 좌우 흔들림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쇼크업소버가 제 기능, 즉 감쇠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자동차는 노면의 상태에 따라 아래위로 심하게 출렁거리게 되고 코너링에서는 좌우로 흔들리며 차체 안정감을 잃게 된다.

말을 타는 느낌보다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배를 타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주행 안정성은 물론 차멀미와 같은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과속방지턱 전에서 속도를 줄여 브레이크를 밟았다가 놓으면 차체의 앞부분이 순간적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게 된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체의 앞머리가 내려가는 노즈 다이브(Nose Dive) 현상과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 앞부분이 들리는 노즈업 (Nose Up)현상의 원리를 잘 이용하면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다.

한쪽 바퀴로만 과속방지턱을 넘기도 하는데, 이러한 습관은 자동차의 서스펜션이나 휠 밸런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 출고되는 고급 신형차는 프리뷰 에어서스펜션은 내비게이션 지도와 센서에서 수집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과속방지턱이 있으면 미리 차체를 높여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하고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기술까지 채택하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승차감과 안전주행을 위해서는 급제동, 급출발, 급가속 등 과격한 운전을 삼가고 과속방지턱은 충격 없이 부드럽게 지나야 한다. 한편 부품을 교환할 때 무조건 고가나 수입 제품보다는 동일성 유지를 위해 신차에 적용한 제작사 부품을 장착하는 것이 안전하다.

포트홀과 과속방지턱 때문에 받는 차체 충격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모이면 수만 석, 아니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수리비로 닥친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임기상(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폭우 때문에 생기는 도로의 포트홀. 사고와 차체 충격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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