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대체 어디에 발전소를 지어야 하나
대한민국 발전소의 공통 문제 수용성·경제성·환경 문제, 해결책은? / 심유빈
에너지산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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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21:20 | 최종 수정 2024.07.1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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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신문]
대한민국 내에 석탄화력발전소는 더 이상 환영하는 지역이 없다. 원자력발전소 역시,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자신이 사는 곳에 들어서는 것에는 또 대부분 반대한다. 석탄발전소보다는 친환경이라고 했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는 원래 건설돼 있던 곳에 추가하는 것조차 반대의 벽에 부딪혔다. 재생에너지원이면서도 태양광발전의 간헐성까지 보충해 줄 수 있다는 양수발전소도 호락호락하게 잘 지어질 기약은 없는 모양이다.
원래 모든 발전소는 환경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 원자력발전소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가 따른다. 방사성 폐기물은 수천 년 동안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하며, 이에 따른 기술적, 경제적 부담이 크다. 화력발전소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해 대기 오염과 지구 온난화 문제를 악화시킨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도 대형화를 추구하다 보면 부지가 자연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경관도 변화한다. 이것이 원인이 돼 바로 사회적 수용성 문제가 발생한다.
발전소는 태생적으로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서울 안에는 이미 대형 발전소를 더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지 가격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민원이다. 다소비지인 서울과 떨어진 곳에 발전소 부지가 선정되는 것은 이제 불변의 진리가 됐고, 이 때문에 송변전설비는 발전원 간의 경기장이 돼 버렸다.
발전소 부지가 선정돼도 문제다. 주민들간의 갈등은 항상 있는 문제다. 특히 발전소와 거리가 멀리 떨어진 시·군의 동 지역이나 읍 단위에서는 찬성하는 주민이, 발전소가 지어지는 곳 인근 리(里)와 마을 단위에서는 반대하는 주민이 압도적이다.
초기투자 비용이 높은 발전소도 있고, 연료비가 불안정한 발전소도 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 드는 돈이 많다면 발전비용이 아무리 저렴해도 결국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 기반시설인 발전소의 손실은 국가 재정을 갉아 먹고, 일부는 에너지 소비자에게까지 청구된다.
대한민국 발전소의 수용성과 경제성 문제, 환경문제는 발전소 종류와 무관한 문제가 됐다. 해결책으로는 기술 발전과 정책 지원이 꼽힌다. 무엇보다 에너지기본계획 같은 기획 뿐만 아니라, 이를 실행하기 위한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위한 균형 잡힌 에너지믹스, 그리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요소다.
심유빈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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