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체코 신규원전 우선협상자 선정

두코바니 2.2GW 규모 대체…테멜린 원자로 추가 협상도 시작
웨스팅하우스 “한수원 원자로 기술, 미국 정부 승인 필요”

조강희 승인 2024.07.18 07:48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체코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을 체코 두코바니 원전 등의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7일(현지 시각) 밝혔다.

한수원은 이를 최종 수주할 경우 체코 현지에 최소 두 기 이상의 원자로를 건설할 수 있게 된다. 한수원과 프랑스 EDF는 지난 4월 기존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에 최소 1개, 추가 3개의 원자로를 건설하기 위한 입찰서를 제출했다. 기존 두코바니 원전은 1980년대에 완공된 2.2GW급 원전이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같은 부지에 두 개를 건설할 경우 신규 발전소 한 대 가격은 현재 가격으로 2000억 크라운(79억 유로)으로 추산되며, 발전된 전기 가격은 메가와트시(MWh) 당 90유로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체코 정부는 국영 전력 회사 CEZ가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에 대한 입찰을 평가한 후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 로사톰, 중국 CNG 등은 입찰에서 제외됐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도 지난 1월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한수원이 프랑스 EDF보다 실질적으로 모든 기준에서 더 우수하다”며 “테멜린 원자력 발전소에 두 개의 원자로를 추가 건설하기 위한 협상도 한수원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의 세부 사항은 2025년 3월 말까지 확정된다. 첫 신규 원전의 시운전은 2036년으로 예정돼 있으며, 두 번째 원전도 2038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KHNP) 황주호 사장은 “APR1000 원자로가 실제로 체코에 건설되도록 하기 위한 최종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 정부가 이번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택한 것은 국가 안보와 비용 문제에 대한 고려사항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수원도 입찰 범위를 테멜린 등지로 확대하면서 수주에 더욱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날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자사의 동의 없이 체코 원자력 프로젝트 건설 입찰에 자사의 원자로 기술을 사용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성명에서 “웨스팅하우스는 관련 국가 및 국제 관할권에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보유한다”며 “한수원이 기술을 공유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수출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이 없는 상태다.

체코는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2033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슬로바키아와 헝가리도 원자력을 확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폴란드는 첫 번째 원자력발전소 사업자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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