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안보·국제가스시장·기후변화·에너지투자 등 주제 논의

한국가스연맹, 2024 KGU 에너지 컨퍼런스…다양한 시각으로 가스 에너지 쟁점 살펴

조강희 승인 2024.10.29 14:09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가스연맹이 23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2024 KGU 에너지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강정욱 국제가스연맹 LNG분과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이 자리에는 한국가스연맹 회원사와 가스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연혜 한국가스연맹 회장 겸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러-우 전쟁과 중동 지역 긴장 국면 등 글로벌 및 국내 에너지 시장의 복잡한 도전 과제에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며 “천연가스는 글로벌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의 가교 에너지 역할을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도 에너지 안보를 위한 전략적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안정적 천연가스 공급은 물량 확보를 넘어, 신뢰에 기반한 장기 공급망 관리가 중요하다”며 “KGU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주제가 천연가스와 에너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천연가스는 탄소 배출량이 적어 에너지 전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연간 4000만 톤 이상의 천연가스와 800만 톤 이상의 LPG를 수입하며 세계 3위, 4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불안정으로 에너지 안보를,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은 화석 연료 감축과 청정 에너지 확대 필요성을 더욱 체감하는 계기”라고 말했다.

윤 국장은 “정부는 가스공사와 민간 업계 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가스 산업의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LNG 벙커링 산업, AI 데이터 센터, 수소, 그린메탄가스, 바이오가스 등의 각종 신산업 진흥과 기술 개발, 제도 개선, 국제 협력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스산업 국내 정책·글로벌 시장 위험요인 및 수급 전망 등 조망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가스산업과장은 ‘가스산업 정책 방향’ 강연에서 “최근 국제 에너지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지며 천연가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가운데, 수급책임 주체들의 도입 다변화와 인도 조건 유연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가스소비자도 수급주체로 적극 참여해야 하고, LNG+LPG 듀얼발전소 등도 시장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과장은 “가스공사와 민간 직도입사의 공정 경쟁을 위해 제도 장치가 필요하고, 위기 시 비축 명령과 해제 시 물량처분과 관련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정부는 주변국들과의 물량 스와프 및 트레이딩을 추진하고, 자원안보특별법을 통해 수급위기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에너지 시장의 위험요인과 향후 전망’ 강연에서 “오펙(OPEC)+ 등의 감산 정책, 세계 각지의 분쟁 등 위기 상황에 접어들면서 최근 자원 생산국은 자원을 무기화하고, 각국은 에너지 자원 산업을 재국유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자국 산업과 내수 시장 중심으로 핵심 광물과 에너지 자원 시장을 재편하고, 미국은 트럼프의 당선 시 청정에너지 지원 정책은 지양하고, 원전과 화석연료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안보 위험에 선제 대응하고, 회복 탄력성이 높은 에너지 전력 믹스를 추구해야 한다”며 “청정에너지 부문에 대한 정부 지원과 기술혁신이 2030년 탄소 중립 목표치 달성에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원희 한국가스공사 수석연구원은 ‘세계 LNG 시장 동향과 수급 전망’ 강연에서 “저성장 기조와 에너지 전환에도 불구하고 LNG의 역할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러-우 전쟁의 충격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는 내년쯤부터 국제 LNG시장이 점차 균형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석은 “인구가 많은 중국, 인도와 아시아가 LNG 수요를 견인하고 선진국 LNG 수요는 정체되겠지만 작은 요인에 의해 일시적 급증은 가능하다”며 “공급은 카타르, 호주, 미국이 주도하고, 2030년대까지 연간 2억 톤 정도의 관련 설비가 증설되는 가운데 유럽 수요 급증이 완화되고, 미국과 카타르가 LNG를 더 공급하면 수급 균형 상태가 돼 LNG 가격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비선 아거스미디어 애널리스트는 ‘미국 천연가스 시장 주요 동인 및 전망’ 발표에서 “미국 공화당 트럼프의 재집권 시 석유가스 시추 목적 연방 토지 임대 재개, 액화천연가스 수출 승인 잠정 중단 철회,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신속한 승인, 석유 가스 석탄 생산자의 세금 감면, 전기차 보조금 폐지, 파리 협정 탈퇴, 원자력산업 지원 등이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비선 애널리스트는 “반대로 민주당의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의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지만 화석 연료 자원 개발 금지 정책을 약속하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 퍼미안분지과 마운틴밸리 등의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비롯해 가스 배관망 신규 건설 계획은 내수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천연가스 등은 유가의 방향에 따라 수요가 좌우되고, 미국의 액화천연가스 수출은 이중으로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해 현물 수입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고, 현물 시장의 조정자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LNG벙커링·기후변화 대응 및 금융 정책·에너지안보 등 쟁점 점검

정동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LNG벙커링 산업 현황 및 전망’ 발표에서 “선박 배출 가스 규제에 따라 연료가 선박용 중질유에서 LNG로 전환돼 현재 신조선의 10~20% 가량이 LNG 추진 선박이며, 자동차 운반선과 벌크선, 탱크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책임은 “LNG벙커링은 가스운반선박에 실린 가스를 주입하면서 선박의 짐도 동시에 하역되는 동시작업 형태가 점점 확산되고 있어 관련된 안전관리 기술과 절차서 등을 확립해야 한다”며 “LNG벙커링 선박은 이미 내년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보이며, 바이오LNG, 그린메탄올,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 등의 다른 연료도 LNG를 기반으로 벙커링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인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기후변화와 기업의 대응’ 강연에서 “국내 발전사와 가스공사 등은 탄소 중립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 및 수소에너지 확산, 바이오메탄, 미활용에너지 재활용 등을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며 “앞으로도 천연가스 공급 설비를 개선해 탄소중립 메탄과 수소 등을 혼소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수소와 이산화탄소 합성 메탄과 그린메탄 등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분산에너지원으로서 도시가스를 기반으로 한 연료전지와 자가열병합발전, 가스냉방 등을 보급하면서 가스 사용기기 고효율화, 가스 자동검침 확대 등을 추진하고, 음식물쓰레기와 하수처리시설, 가축분뇨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전력과 가스 등을 생산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승 고려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안보와 국제질서’ 강연에서 “한국은 세계 8위의 에너지 소비국인 동시에 해상 운송 기반의 LNG와 석탄, 석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수급 불균형 등 시장변화에 매우 취약하다”며 “코로나19 이후 국제 에너지 시장은 보호주의 경향이 커지고,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각국의 분쟁 강도가 더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정학이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는 적어졌지만.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기조가 강화되는 것은 역행하기 어려운 흐름인 만큼, 배터리 기술, 원자력 기술, 수소 기술 등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다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슈아 응우 우드맥킨지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한국의 에너지 전환 지체 영향과 의미(What would a delayed energy transition mean for South Korea)’ 발표에서 “제11차 전력기본계획에 따라 한국의 원자력발전 비중은 2038년 36%로 늘어나고, 신재생에너지도 33%로 늘면 탄소 배출은 2025년부터 2050년까지 현재의 절반으로 감소하고, 화석연료 수요도 1차 에너지 수요의 6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우 부사장은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에너지 전환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크며, 개발도상국은 수십년 이후에도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전기차 보급률이 낮고, 수소차에 쓰일 그린수소도 기술이 지체하면서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고 탄소포집 등도 장애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들이 저탄소 투자는 생각보다 급하지 않고, 상류 부문을 여전히 중시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역시 저탄소 투자 기업에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탄소중립을 위한 금융의 역할 강화 방안’ 발표에서 “넷제로 달성을 위한 청정에너지 투자는 2050년 4조 7000억 달러로 현재보다 3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은 2050년까지 총 2620조원이 미래에너지 투자에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은 “파리협약의 목표치에 비해 현재 전세계의 대응 수준은 한참 미달하고, 기후 투자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 여력도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도 기후 대응의 핵심인 에너지 전환 투자가 주요국에 비해 중간 이하 수준이지만 이를 늘리기 위해 은행 등 민간 금융사의 자산 구성을 녹색산업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정부 금융지원 정책 이외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기후기술 관련 대출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한국은행이 ‘금융중개지원 대출 제도’를 이용해 ‘탄소중립 사업 지원’ 프로그램을 추가해 기후위험 등급화 및 스트레스 테스트, 금융배출량 산정 등 기후위험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가스연맹은 KGU 에너지컨퍼런스를 23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개최했다. (c)에너지산업신문
한국가스연맹은 KGU 에너지컨퍼런스를 23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개최했다. (c)에너지산업신문
한국가스연맹은 KGU 에너지컨퍼런스를 23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개최했다. (c)한국가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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