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전지 음극재 ‘주석-철 화합물’로…상위 1% 국제 저널 표지논문 선정

한국전기연구원·금오공대·인하대 연구팀, 급속 충방전 1000회↑70~80%까지 용량 유지

조강희 승인 2024.10.21 08:44 | 최종 수정 2024.10.23 21:56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전기연구원이 국립금오공대 및 인하대 교수팀과 함께 수행한 전고체전지 음극재 관련 연구결과가 에너지 분야 세계 최정상급 저널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번에 연합 연구팀이 제시한 음극재는 주석(Sn) 기반의 합금계 소재인 ‘주석-철 화합물(FeSn₂)’이다. 연구팀은 면밀한 기계적 특성 분석을 통해 주석-철 화합물이 반복적 충·방전 시에도 재결합 반응으로 입자가 작아지는 특성이 있음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전고체전지에서 내부 고체 입자들 간의 접촉을 장기간 밀접하게 유지하고, 치밀·균일한 전극을 형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외부 자극이 가해지는 환경에서도 주석-철화합물은 높은 탄성과 변형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균열 없이 전기화학적 안정성도 좋다.

연구팀은 기술 검증을 위해 주석-철 화합물 음극, 니켈6·코발트2·망간2 조합 양극, 황화물 고체전해질(Li₆PS₅Cl)을 적용한 테스트용 ‘전고체전지 완전 셀(full cell)'을 제작했고, 그 결과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5배 높은 ‘면적당 용량(15.54 mAh/cm2)’을 달성했다. 또한, 3분간 충방전(20C 전류밀도), 6분간 충방전(10C 전류밀도) 등 급속 충·방전도 1000회 사이클 이상 진행했는데, 70~80% 이상 높은 ‘용량 유지율’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전고체전지 주석-철 화합물 음극을 시제품에 가까운 ‘파우치(pouch) 셀’ 형태로도 적용해 성능을 평가했고, 255 Wh/kg 이상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기록하며 상업적 가능성도 증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저널인용지표(JCR) 상위 1%의 국제 학술지인 ‘줄(Joule)’ 10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줄은 네이처(Nature) 및 사이언스(Science)와 함께 과학 분야 3대 저널로 꼽히는 ‘셀(Cell)’의 에너지 분야 자매지로, 피인용지수(IF) 38.6에 달하는 세계 최정상급 저널이다.

논문 책임 저자는 하윤철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 박철민 국립금오공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전기준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맡았고, 제1저자는 이영한 국립금오공대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이 이름을 올렸다. 공동 저자는 최정희 전기연구원 전지·소재공정연구센터장, 최인철 국립금오공대 신소재공학부교수 및 김도현 박사과정 연구원, 윤정명 연구원이 참여했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가연성의 액체에서 화재 폭발 위험성이 극히 낮은 고체로 대체했다. 하지만 전고체전지는 ‘고체’ 특성상 충·방전 안정성 확보 등 기술력이 요구된다. 음극은 전지 충전 속도와 수명에 큰 영향을 미쳐 소재의 종류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고체전지 음극재로는 ‘리튬금속(Li-metal)’이 각광을 받고 있으나 리튬 표면에 나뭇가지 형상의 리튬 결정이 자라나는 수지상 성장, 일명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이 나타난다. 이같은 현상은 내부 단락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전지 수명과 안전성을 위협한다. 실리콘 음극재도 최근 많이 연구되고 있지만 낮은 전자·이온 전도도, 부피 팽창으로 인한 균열 등 많은 문제가 있다.

하윤철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우리의 성과는 기존 리튬금속과 실리콘에 치우쳤던 전고체전지 음극재 연구분야의 관행에서 벗어나, 주석 기반 합금계 음극재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철민 국립금오공대 교수는 “한계를 뛰어넘는 안정적인 고성능 음극재 개발을 통해 불타지 않는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 대표 저자(위)와 논문 주제 개요도(아래). 왼쪽부터 하윤철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 박철민 금오공대 교수, 전기준 인하대 교수, 이영한 금오공대 연구원. (c)한국전기연구원

이번 논문이 게재된 ‘줄(Joule)’ 최근호. (c)한국전기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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