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농업 폐기물로 효율 높인 발전용 바이오 연료 개발

나뭇가지 칡덩굴 이용…숯 만들지 않고 200℃ 증기 노출 후 건조 방식 적용

이종훈 승인 2024.06.20 10:02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벌목 후 남은 잔가지와 칡덩굴, 버섯폐배지, 야자껍데기 등을 이용해 종전보다 효율이 더욱 높아진 화력 발전용 바이오 연료를 개발했다.

20일 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에 따르면 이 기술을 개발한 이들은 민경선 박사 연구진이다.

벌목 후에는 산에 전체 벌목량의 약 40% 가량이 잔가지 등으로 남는다. 칡도 번식력이 강한 식물로 1년에 10m 가량이 자라나며, 식재한 나무를 감아 식목 효율을 떨어뜨린다. 나무를 감은 칡을 꺾어 일부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대다수는 폐기처분하고 있다. 버섯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물질을 넣어 재배 환경을 조성한 배양토인 버섯 배지는 버섯을 수확한 후에 대부분 폐기된다.

연구진은 이같은 재료들을 더욱 효율 높은 바이오 연료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종전 방식은 톱밥을 뭉쳐 300℃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과 건조를 거듭해 절반 쯤 숯으로 만드는 반탄화(半炭化) 공정을 거쳐야 바이오연료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건조 과정에서 열량 손실이 크고, 칼륨과 나트륨 같은 무기질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설비가 부식되는 게 단점이다.

연구진은 고온 가열 건조 대신에 재료를 200℃ 증기에 15분 가량 노출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렇게 하면 재료들이 화학적 결합도를 낮춰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분해가 용이해진 재료에 순간적으로 압력을 떨어뜨리면 원료는 더 작은 입자로 나뉘어 펠릿 모양으로 만들기 용이해진다. 작은 입자가 된 바이오매스는 화력발전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치에 넣어 펠릿 모양으로 압축한다. 마지막으로 최적 성능을 내는 펠릿으로 만들기 위해 화학적 조성, 온도, 압력, 지름과 길이, 압축비 등을 다양하게 조합한다. 이를 통해 균일한 품질의 고효율 펠릿이 만들어진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서 무기질 함량을 줄이고 원료의 열량 손실도 낮췄다. 또한 종전에는 톱밥과 같은 목질 원료에 한정돼 있던 가용 재료의 범위도 늘어났다. 민경선 박사는 “벌목 부산물과 칡덩굴, 버섯 폐배지 등 재료를 새로운 공정을 적용해 효율이 높은 바이오매스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매스는 목재, 임업 부산물을 파쇄, 가공해 작은 펠릿(원통형)이나 칩 형태로 만들어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화력발전소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목재와 임업 부산물은 성장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중립을 실현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020)에 따르면 바이오매스 기반 발전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생산에 성공한 바이오연료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온도와 시간이 증가할수록 연소 효율을 저해하는 헤미셀룰로오스, 무기물 함량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개발한 바이오연료의 고위 발열량은 최대 22.0 M/kg, 에너지 회수율은 최대 95%까지 증가했다. 증기 기반 습식 공정이 폐 바이오매스 활용에 가장 효과적인 공정임을 입증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민경선 박사는 “세계적으로 바이오연료는 기후 위기, 자원 고갈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농업, 산림폐기물을 화력발전소에 혼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연료로 만드는 이번 기술은 폐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업사이클링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농업 공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바이오리소스테크놀로지(Bioresource Technology, IF 11.4, 상위 5% 이내)’지에 게재됐으며,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과 광주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민경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팀이 폐목재 등 임업 부산물을 이용해 종전보다 효율을 높인 발전용 바이오연료를 개발했다. (c)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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