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국가 탄소중립 하려면…수소의 에너지 분담률은?

전체 에너지원 중 27% 수소로 공급해야…국제에너지기구 분석 모형에 국내 현황 반영

이종훈 승인 2024.10.10 22:22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2050년까지 국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체 에너지의 27%를 수소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소비되는 에너지 수요 측면에서도 수소에너지의 비중을 25%까지 늘려야 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10일 박상용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가기후기술정책센터 박사 연구팀과 최동구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같이 밝혔다. 이들 연구진은 우리나라 환경에 최적화된 에너지시스템 모형을 개발하고 수소에너지의 최적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개발된 모델을 활용해 시나리오에서 제안된 수소의 수입 비중, 수전해 기술의 효율 향상,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활용 방안을 심층 분석했다.

연구진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시스템 분석 모형인 타임스(TIMES, The Integrated MARKAL-EFOM System)를 기반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보유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환경을 반영한 ‘키에르 타임스(KIER-TIMES)’ 모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2050년 국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소에너지의 최적 비중을 예측했다.

이번에 개발한 키에르 타임스 모형에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현황, 미래 에너지 수요, 전력수급계획, 에너지 가격 등이 반영됐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에서 제시된 2050년 최종에너지 수요 등 다양한 전제조건을 반영해 정부정책과의 일관성을 높였다. 전제 조건이 바뀔 때 결과가 변하는 정도인 민감도 검사를 실시해 정부 정책의 조건 변화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신뢰성을 확보했다.

수소는 정부에서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달성을 위한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자체로 청정 에너지원이지만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으로 생산해 놓고 필요할 때 다시 전기로 바꿀 수 있어 변동성 관리와 전력망 운영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가 수준의 에너지시스템에서 수소에너지의 역할을 정량적, 심층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에너지 환경을 고려한 연구가 부족해 국가 정책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타임스 모형은 최적화 모형의 일종으로, 국가 또는 지역 에너지시스템의 최종에너지수요를 공급하기 위한 비용최소화 에너지기술 조합을 찾아내는 모형이다. 에너지기술별 비용 및 효율 등의 변화가 에너지시스템 비용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 에너지 및 기후변화 정책의 경제적·환경적 효과 분석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2021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확정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은 2050년 탄소중립이 실현되었을 때의 미래상과 부문별 전환 내용을 전망한 것으로 국내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하는 2개 시나리오로 구성했다.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A안과 일부 유지하는 B안으로 구분한다.

시나리오는 국내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고려해 수소의 수입 비중을 80%에서 82%까지로 설정했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최소 76% 이상을 수입해야 하며, 수입 비중이 높을수록 탄소중립 달성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수전해 기술의 효율 향상을 통해 감축되는 전력 소비량울 분석한 결과 현재 수전해 효율의 국가 연구개발 목표는 94%로, 목표 달성 시 국가 전력 소비량의 6.4%, 수소 소비량의 10.3%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은 천연가스 발전소에 설치되는 것보다 블루수소 생산 시설에 활용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수소는 액화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개질해 그레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제거해 배출량을 줄인 수소다. 블루수소의 생산량을 높이면 생산 비용이 높은 그린수소의 비중을 줄일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 우수하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생산하는 수소다.

공동 연구를 주도한 박상용 박사는 “이번 연구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법론을 이용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환경을 고려한 수소에너지의 역할과 최적 활용 전략을 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키에르-타임스 모형을 확장해 섹터커플링 기술별 탄소중립 기여도를 분석하고 확산하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3년 7월 출범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섹터커플링(SCI) 융합연구단 과제를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에너지(Energy)’에 9월 30일 게재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키에르-타임스(KIER-TIMES) 모형을 활용해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최종 에너지 수요를 분석하고 있다. (c)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저작권자 ⓒ 에너지산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