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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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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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발전 공기업이 6개가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이 그것이다. 이들 회사는 전력자원의 개발과 발전 및 이와 관련되는 사업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주 기능과 관련된 해외사업, 정부 위탁 사업, 투자와 출연 및 부대사업 등을 할 수 있다. 이 회사들의 역할은 바로 이것이다.
그렇다면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아니다. 주요 기능과 어떤 면에서도 어긋나지 않기에 해도 되고, 안 하고 있다면 권장할 수도 있다. 투자가 모두 수익으로 연결되라는 법도 없다.
어떤 투자는 위험을 달게 받아들이면서 해야 할 때도 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어떤 면에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투자다. 공기업이 국민의 세금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해 준다면, 그렇게 경제성을 검증하고 효율성을 제고해 준다면, 많은 공공분야, 민간기업, 마을의 주민들에 이르기까지 혜택을 보고 수익을 얻을 날이 온다.
더구나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단순히 신재생에너지 투자만이 아닌 다양한 원인이 있다. 노후화된 발전설비에 환경설비를 추가하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재원이 소요된다. 국내외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달라지는 부채인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발전사들의 수익성을 따지는 것은 국민들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감시하는 일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꼼꼼하게 따지면서, 혹시나 어떤 부분은 조금 지나치지 않은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가 자문(自問)하면서 또한 질문(質問)하면서 따질 일이다.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 자체를 가로막거나 공격할 일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어떤 목적으로 이뤄지는지, 그 목적에 충실하게 잘 이뤄지고 있는지, 어떤 손해와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따질 일이다.
확대경을 들고 가까운 곳을 보면 물체가 크게, 더 자세하게 보인다. 하지만 먼 곳을 본다면 물체가 뒤집혀 보인다. 공기업의 신재생 사업 투자를 들여다보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금은 확대경을 놓고 망원경을 집어 들어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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